'남편 살해' 여성 주연, 해외 영화제 수상했지만…개봉 철회

입력 2026-05-20 12:18   수정 2026-05-20 13:00



남편을 살해해 감옥에 갔던 중국 여성을 주연으로 내세운 실화 영화가 범죄 미화 논란에 휩싸이면서 결국 개봉 직전에 상영이 철회됐다.

상하이데일리 등 중국 매체들은 19일(현지시간) 영화 '감옥에서 온 엄마'(영문 제목 'Her Heart Beats in Its Cage')가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대중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공개가 무기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주연배우인 자오샤오훙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계정에는 "법률, 규정 또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계정이 제한되었습니다"라는 공지가 표시됐고, 그의 또 다른 SNS인 더우인 계정 역시 접속이 불가하다.

'감옥에서 온 엄마'는 남편을 살해한 죄로 수감된 여성이 출소 후 아들과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자오씨는 지난해 스페인 제73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에서 은조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감옥에서 온 엄마' 측은 홍보 과정에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면서 주연배우가 실제 사건의 당사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사건에서 주인공 자오씨의 주장과 달리 법원 기록에는 남편에게 장기간 학대당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경찰 수사 보고서, 상해 기록 혹은 목격자 증언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여기에 실제로 자오씨가 스스로 "10년간 복역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자오씨는 앞서 징역 15년과 정치권리 박탈 5년을 선고받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영화가 사실을 왜곡해 살인범을 가정폭력과 싸워 이긴 영웅으로 묘사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이 가정폭력이 아니며 정당방위 차원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도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직 변호사인 저우자오청은 SNS에 "일반적으로 수감자들은 비상업적인 재활 관련 활동을 제외하고는 상업 영화 제작에 참여할 수 없다"면서 자오씨가 2019년 복역 당시 영화 촬영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오씨는 2020년 모범수로 조기 석방됐다. 하지만 그전부터 '교도소 교육·교화 다큐멘터리 촬영' 명목으로 사법 당국의 허가를 받아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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