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광역 행정통합에 성공한 전남광주특별시가 오는 7월 출범을 앞둔 가운데 21조원 규모의 예산을 관리할 통합 시금고 선정 작업이 지역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통합 전 광주시금고 1금고를 맡았던 광주은행과 전남도금고 1금고를 담당한 NH농협은행이 제한 경쟁으로 맞붙는다.20일 광주은행·NH농협은행에 따르면 광주시와 전라남도는 오는 22일 특별시 금고 선정 심의위원회를 연다. 금고 선정 평가위원은 총 11명으로 광주시 추천 5명, 전라남도 추천 5명, 시도 공통 추천 1명(위원장)으로 구성된다. 위원들은 두 은행을 상대로 정량·정성 평가(7대 3 비중)를 거쳐 제1금고(일반회계)와 제2금고(특별회계) 운영기관을 같은 날 선정한다. 이번 금고 선정 계약은 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한시적 체제로 7~12월 6개월간 적용된다.
두 은행은 금고 수행 경험과 점포 수, 전산 운영 역량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광주은행은 57년간 광주시 1금고를 수행한 경험과 지역자금 선순환, 지역화폐 운영, 중소기업 금융지원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자체 정보기술(IT) 개발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산 안정성과 보안 대응 속도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농협은행은 전국 단위 금고 운영 경험과 광범위한 점포망, 지방세 취급 실적 등을 강점으로 앞세웠다. 선정 과정에서 나올 가장 큰 쟁점은 지역(단위) 농협 점포 수 포함 여부다. 지역농협을 더하면 점포 수가 크게 늘어나 정량 지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광주 지역에 있는 농협은행 중앙회 소속 영업점은 28곳이지만 지역농협 점포 132곳을 더하면 160곳으로 늘어난다. 전남 역시 중앙회 소속 영업점 63곳에 지역농협 점포 448곳을 더하면 511곳에 이른다. 광주·전남 전체로 보면 농협은행 중앙회 소속 영업점은 91곳이지만 지역농협 점포를 포함하면 총 671곳으로 늘어난다. 반면 광주은행은 광주·전남 지역의 모든 점포 수를 합해도 126곳에 그친다.
광주은행은 2018년 순천시 금고 선정 과정에서 나온 판례를 근거로, 지역농협 점포 수를 포함할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순천시 금고 지정과 관련해 지역농협 점포를 농협은행 점포 실적에 포함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은 법적으로 별도 법인인데, 선정위원회가 평가 점수에 지역농협 점포 수를 포함하면 형평성과 공정성에 어긋난다”며 “지역농협을 포함하려면 대외 신용도나 경영지표 역시 지역농협까지 모두 합산해 평가해야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농협은행은 통합 이전에 전라남도의 금고 선정 과정에서 지역농협 점포 수와 실적이 평가에 반영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상공계는 통합 시금고 선정을 계기로 지역 금융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서 지역 금융의 역할을 오히려 축소한다면 행정통합의 의미 역시 반감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통합특별시가 행정 통합을 넘어 경제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하는 만큼, 금융 역시 지역 중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소상공인 지원과 자금의 지역 내 순환 구조까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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