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약 잠정합의 이후 성과급 비용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주가 눈높이를 오히려 높이는 분위기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와 장기계약 확대에 따른 이익 안정성이 성과급 충당금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1만원에서 4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주당 29만원대인 현 주가와 비교하면 70% 가까운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셈이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0.2배 수준이다. 미국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샌디스크가 각각 8.0배, 8.3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에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것이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정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는 구조다. 앞서 업계에서는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메모리사업부 임직원이 1인당 최대 6억원 안팎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적자 가능성이 거론되는 비메모리 사업부도 부문 공통 재원 배분을 통해 일정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비용 부담과 성과주의 훼손 논란이 함께 불거졌다.
NH투자증권도 성과급 부담을 실적 추정에 반영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35조원으로 제시했다. 노사 임금협상에 따른 성과급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기존 추정치보다 4조2000억원가량 낮춘 수치다.
다만 비용 부담보다 메모리 업황 개선 효과가 더 크다고 봤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성과급 충당금을 반영했지만 메모리 가격 인상 효과가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장기계약 확대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류 연구원은 "최근 장기계약 증가로 중장기 이익 안정성이 높아졌다"며 "이는 과거 메모리 업황 사이클과 달리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가능하게 하며,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적용을 정당화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NH투자증권은 이를 장기 변수보다는 단기 이벤트로 봤다. 류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노조 파업에 대한 시장 우려와 함께 경쟁사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에이전틱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사이클 장기화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이벤트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주가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는 SK하이닉스 목표주가에도 반영됐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80만원에서 310만원으로 올렸다. 12개월 선행 PER 기준으로는 8.7배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보다 12조4000억원 이상 높인 261조원으로 제시했다. 최근 메모리 가격 강세를 반영한 결과다.
류 연구원은 "목표주가에는 장기계약 비중 증가에 따른 이익 안정성을 반영했다"며 "장기계약 확대는 메모리 산업 구조 변화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은 당분간 비용 부담과 성과 배분 문제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증권가는 반도체 가격 흐름과 장기계약 확대가 단기 노사 이슈보다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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