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협상중인 이란, 240억弗 동결자산 해제 요구

입력 2026-05-26 22:48   수정 2026-05-26 22:49

카타르를 방문해 평화 협정을 협상 중인 이란이 240억달러(약 36조원)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26일 이란이 미국과 협상 중인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면 즉각 120억달러(약 18조원)어치가 먼저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협상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나머지 절반도 ‘60일 내에 이전돼야 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카타르를 찾아 이 같은 내용을 상의했다. 타스님통신은 초기 120억달러 접근 방법과 장애물 해소 등에 관한 합의를 위해 갈리바프 의장이 카타르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측은 특히 ‘한국 및 카타르에서의 이란 자산 해제 협상 경험을 고려해 이전과 같은 전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행 절차를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카타르엔 한국에서 3년 전에 송금된 60억달러 등 이란의 동결 자금이 예치돼 있다. 한국은 원유 대금 송금을 2019년 5월 중단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시 1기 정부에서 이란 핵 합의(JCPOA)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자금은 제재 초기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동결돼 있었으나 2023년 미국·이란 간 포로 교환 과정에서 카타르 상업은행 QNB의 이란중앙은행 계좌로 송금됐다. 미국의 감시하에 식량과 의약품 등 인도주의적 목적에만 쓸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고, 그마저도 한 달 만에 벌어진 가자지구 전쟁으로 다시 동결됐다.

일부 외신은 카타르가 미국과의 협상을 보증하기 위해 120억달러를 이란에 제안했다고 보도했으나 카타르 외교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타스님통신에 “도하에서 논의되는 자금은 이란 소유이며, 카타르가 보증하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카타르 협상은 전반적으로 좋았다”며 “협상 진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은 평화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이란을 겨냥한 저강도 공습을 이어가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이란은 즉각적인 보복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교부는 이날 미국의 공습을 두고 “명백한 휴전 협정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란 영공을 침범한 미군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이 휴전 협정을 위반하면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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