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불출석 패소' 권경애 변호사, 6500만원 배상 판결 확정

입력 2026-05-29 11:11  


재판에 불출석해 학교폭력으로 자녀를 잃은 유족 측이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가 위자료 65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을 대법원이 확정했다. 대법원은 권 변호사가 별도로 지급을 약속한 9000만원 약정금을 지급 대상에서 배척한 2심 판단에 대해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대법원 1부는 29일 고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심은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의 위자료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권 변호사가 작성한 이행각서에 따른 9000만원 약정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행각서가 ‘언론 기사화 등으로 확산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했는데, 기사화로 조건이 깨졌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언론 기사화 금지’가 약정금 지급 조건이 아니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행각서에 약정금 지급의 '조건'은 전혀 명시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급 조건 존재 여부의 해석이 문제 될 정도의 관련 문언도 기재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와 당시 소속 법무법인이 위자료 6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부분은 확정됐다.
권 변호사는 2015년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박양의 어머니 이씨를 대리해 2016년 가해자들과 학교법인, 서울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1심은 재판에 나오지 않은 학부모 1명에 대한 청구만 받아들였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이씨 측은 항소했다. 그러나 권 변호사는 2022년 9∼11월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연속 출석하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상 당사자가 세 차례 이상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이씨 측은 항소심에서 전부 패소했다.

권 변호사는 패소 사실을 5개월 동안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씨는 패소 사실을 모른 채 상고하지 못했다. 판결은 2022년 확정됐다.

이씨는 재판받을 권리와 상고할 권리가 침해됐다며 2억원 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위자료 5000만원을 인정했다. 학교폭력 소송에서 승소했을 개연성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재산상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했다.

2심은 위자료를 6500만원으로 높였다. 법무법인이 이씨에게 220만원을 별도로 지급하라는 판단도 내렸다.

2심은 "원고 입장에서 재산적 이익이 아닌 딸의 사망 경위를 밝히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고자 장기간 이어온 소송이 소송대리인의 잘못으로 허망하게 끝나고, 이를 소송대리인이 숨기는 바람에 뒤늦게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탈감과 배신감이 심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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