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정 회계사' 구제한다…회계법인에 나눠 배정

입력 2026-05-31 12:00   수정 2026-05-31 12:08

이 기사는 05월 31일 12: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하고도 수습처를 구하지 못해 정식 등록을 하지 못하는 ’미지정 회계사‘ 문제 해결에 나섰다. 매출 비중에 따라 등록 회계법인에 장기 미지정 회계사를 배정한다. 2004년 이후 바뀌지 않았던 수습기관 규제도 대폭 완화한다.

금융위원회는 29일 공인회계사 자격·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인회계사 수습 안정화 방안’을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자격·징계위원회에서 제도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위·금감원·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및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태스크포스(T/F)와 세미나를 거쳐 확정됐다.

수습처를 찾지 못한 시험 합격자를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이 등록 회계법인에 직접 배정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공인회계사법상 시험 합격자가 회계사 직무를 수행하려면 최소 1년의 실무수습을 거쳐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회계업계의 채용 위축으로 미지정 회계사가 누적되자 관세사·감정평가사 등 다른 전문직역의 사례를 참고해 협회 차원의 배정 방안을 설계했다.

배정 대상은 시험 합격 이후 2년 이상 실무 수습을 받지 못하는 등 장기 미지정자 중 한공회에 배정을 신청한 인원으로 한정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수습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배정 기관은 외부감사법에 따라 주권상장회사 감사인으로 금융위에 등록된 회계법인으로 제한된다.

한공회장은 전체 배정 대상 인원을 각 등록 회계법인의 매출 비중만큼 인원을 할당하며, 해당 회계법인은 배정받은 인원 수만큼 채용해야 한다. 수습 기간은 1년으로 운영하되, 회계법인에서의 현장 실무 기간은 9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나머지 기간은 한공회에서 이론 중심의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참여하는 회계법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금융위는 할당된 인원을 채용한 회계법인에 감사인 지정제외점수를 일부 감면해 줄 예정이다. 한공회는 해당 회계법인이 부담하는 수습 회계사의 입회금 등 회비 부담 완화를 검토한다.

공인회계사 수습 기관 및 부서도 확대한다. 그동안 수습기관을 규정해 온 금융위 고시는 2004년 이후 개정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최근의 회계사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수습 가능 부서도 재무제표 작성 부서 위주로만 제한됐다.

앞으로 수습 기관에 국회·법원·국민연금공단 등 합격자들이 선호하는 기관과 한공회가 추천하는 기관도 포함된다. 수습 가능 부서는 지도공인회계사 확인 하에 한공회장이 인정하는 부서로 다변화된다.

현장 지도 관리 규제도 푼다. 일반 기업 등에 지도 공인회계사가 없는 경우 최고재무책임자(CFO)나 회계팀장이 수습을 지도하고 한공회가 이를 별도 확인한다. 지도 공인회계사가 되기 위한 직무 경력 요건도 현행 7년 이상에서 4년 이상으로 대폭 완화한다.

금융위는 상반기 공인회계사 실무수습기관 지정고시 개정을 위한 규정변경예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공회 역시 실무수습 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금융위 승인을 거쳐 연내 시행할 예정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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