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불장…골든벨인가 비상벨인가

입력 2026-05-29 17:47   수정 2026-06-09 16:42

고금리는 항상 주가의 적이었다. 워런 버핏은 “금리는 자산가치를 끌어내리는 중력”이라고 표현했다. 올해 시장은 다르다. 각국 국채 금리와 주가가 동시에 급등하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 모두 마찬가지다. 해석은 엇갈린다. 긍정론자는 새로운 내러티브가 쓰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AI) 시대, 대규모 투자에 따른 수익률이 금리 상승을 압도한다는 얘기다. 반면 고금리의 끝은 항상 불황이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고금리 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주가는 어느 곳을 향할 것인가.


코스피지수가 29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55% 오른 8476.15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했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두 배 수준으로 뛰고, 경기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자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1.8%)보다 높은 3%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 4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고금리가 몰고 올 긴축의 시대에도 한국이 잘 버텨낼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고금리는 한국의 또 다른 기회’라는 해석이다. 미국뿐 아니라 하드웨어 강국인 한국도 새로운 사이클에 들어섰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이자 성공 비용”이라고 했다. AI발 대규모 투자가 금리 상승을 압도하는 ‘메가포스(mega forces·거대한 구조 변화)’ 대열에 한국도 올라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하지만 각종 금융지표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신용카드 연체액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고,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도 2019년 후 가장 크다. 리스크 역시 여전하다. 전쟁발 물가 상승으로 한국뿐 아니라 미국 국고채 금리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연간 기준으로 최고치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침체 일로인 내수와 서민 경제 부담도 크다. 소득 양극화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은 올 1분기 6.59배로 5년 만의 최고치였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반도체 중심 성장의 그늘에서 양극화와 불균형이 심해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리와 주가 동반 급등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시장의 관심이 주가와 금리 향방에 집중되고 있다.

김익환/장현주/강진규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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