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쌓고 묶는 '패키징'…AI반도체 승패 가른다

입력 2026-05-31 18:24   수정 2026-06-01 00:58

인공지능(AI) 칩 시장이 열리면서 패키징(후공정)이 반도체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첨단 패키징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패키징은 가공이 끝난 반도체 칩을 기판 위에 놓은 뒤 전선 등을 연결해 완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고성능 칩을 제조하는 데 쓰이면서 예전보다 중요성이 커졌다. 과거 반도체업계는 회로 선폭을 줄이는 ‘나노 전쟁’에 사활을 걸었다. 선폭이 좁아지면 전자 이동이 쉬워 전력 소비가 줄고 성능이 좋아진다. 문제는 회로 폭이 1나노미터(㎚·1㎚=10억분의 1m) 수준으로 좁혀지면서 생겼다. 미세 공정 고도화가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이에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조해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리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첨단 패키징이 반도체 미세화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 등 최신 반도체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수평으로 연결하는 ‘2.5D 패키징’이 주로 쓰인다. 최근에는 GPU에 HBM을 곧바로 쌓아 올리는 ‘3D 패키징’도 주목받고 있다. 칩을 적층하는 이 방식은 데이터가 이동하는 물리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여 반도체 성능을 고도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칩 설계와 패키징을 아우르는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미래 반도체 전쟁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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