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 몽클레르 정품 맞아?…명품 폐점정리 '짝퉁주의보'

입력 2026-06-01 17:57  

1일 오후 1시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정문 인근. ‘롯데아울렛 철수 브랜드 명품 폐점정리’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는 한 건물 안은 물건을 살펴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임시 판매대엔 몽클레르, 오프화이트, 아미, 메종키츠네 등 해외 유명 브랜드 로고가 붙은 의류가 비닐에 포장된 채 쌓여 있었다. 판매 가격은 1만~7만원대. 현장 안내판엔 ‘브랜드 본사와 국내 공식 수입사를 거치지 않은 병행수입 제품으로, 공식 애프터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판매자는 “정상 통관된 병행수입 100% 정품”이라고 안내했다.

정식 수입 경로를 확인하기 힘든 오프라인 제품 판매 행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행사에서는 통상 외부 현수막과 입구 문구에 ‘철수 브랜드’ ‘폐점정리’라는 표현이 크게 쓰인다. 하지만 실제 판매 주체는 현장에서 명확히 알기 어렵다. 이날 대현동에서 열린 폐점정리 행사 역시 롯데 측의 관계, 브랜드 본사와의 계약 여부, 정품 검수 방식을 파악할 수 없었다. 병행수입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상표권자가 생산·유통한 진정 상품인지 확인되지 않으면 상표권 침해 소지가 있다.

정품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제품 유통은 온라인에서 더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판매자가 샤넬, 루이비통, 디올 등 명품 브랜드를 본뜬 가방과 신발을 파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포착됐다. 판매자는 방송에서 상품명과 가격을 노출하지 않고 제품마다 임의 번호만 붙였다. 구매 희망자에게는 “카톡으로 오라”고 안내했고, 오픈채팅방에 들어가야만 가격표와 계좌번호를 알 수 있었다.

이른바 ‘짝퉁’ 유통 방식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유튜브에는 상품만 보여주고 가격과 결제 정보는 외부 메신저로 빼돌리는 식이다. 신고가 들어오면 영상을 삭제하고 채널명을 바꾸거나 새 계정을 개설해 다시 방송을 시작한다. 공개 플랫폼 트래픽과 외부 메신저의 폐쇄성을 동시에 활용하는 구조다. 불법 판매가 지하로 숨은 게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는 플랫폼에서 단속을 피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상표권 침해 단속으로 압수된 물품은 2023년 943개에서 지난해 9381개로 1년여 만에 약 열 배로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위조 상품 단속에서도 상표권 침해사범 388명이 형사 입건됐고 위조 상품 14만3000여 개가 압수됐다. 정품가액 기준으로는 4326억원어치다.

전문가들은 위조 상품 유통이 공개 플랫폼과 폐쇄형 메신저를 오가는 방식으로 바뀌어 단속 사각지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우경 법무법인 굿플랜 변호사는 “위조 상품 판매가 지하로 숨은 게 아니라 유튜브와 SNS로 고객을 모으고 결제만 오픈채팅으로 넘기는 구조로 바뀌었다”며 “오프라인 행사도 폐점정리, 병행수입 같은 표현으로 공식 행사처럼 보이게 했다면 상표권 침해와 표시 문제, 공정거래법상 부당 고객 유인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권용훈/강윤지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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