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에…삼성·LG 가전 원가 부담 심화

입력 2026-06-01 17:58   수정 2026-06-02 00:19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전례 없는 초호황을 기록한 여파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가전·스마트폰업계의 원재료비 부담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완제품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제조 원가만 치솟는 칩플레이션 현상까지 심화하자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사업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원재료 매입액(삼성디스플레이 제외)은 27조8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이 중 스마트폰, 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매입액이 21조2527억원으로 전체의 76.4%를 차지했다.

특히 모바일용 메모리의 원가 압박이 거셌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액은 1조9930억원에 달했다. DX 부문 전체 매입액의 9.4%로, 주요 부품인 카메라 모듈(8.9%) 비중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분기보고서에 모바일용 메모리를 별도 항목으로 신설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1분기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보다 약 107% 급등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 여파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가격도 지난해보다 약 12% 올랐다.

LG전자도 부품 및 원자재 가격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 1분기 TV 사업을 맡은 MS사업본부의 영상기기 부품용 반도체 매입액은 2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다. 평균 매입 가격이 지난해 대비 33.1% 오른 결과다.

문제는 제조 원가가 급등한 반면 완제품 수요는 침체됐다는 점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1분기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은 3년 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스마트폰 등 컴퓨터 소매판매액은 4.2% 줄어들며 역성장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교체 주기마저 길어진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물류비 상승과 공급망 리스크는 원가 부담을 가중할 전망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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