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말고 뿌리세요"…2030 지갑 여는 '굿즈 마케팅' [트렌드+]

입력 2026-06-03 17:14  


자사 지식재산권(IP)을 적극 활용하는 유통가의 '굿즈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피규어나 키링 등 시각적 상품과 키캡 같은 촉각, 청각 중심의 상품에 이어 후각을 자극하는 화장품 영역까지 범위를 넓히는 모양새다.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을 넘어 소비자 일상에 파고들어 감성적 경험을 공유하려는 취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핸드메이드 플랫폼 아이디어스와 협업해 자사 장수 브랜드 IP를 활용한 핸드메이드 굿즈를 선보였다. 공개된 제품은 꼬깔콘 키링과 칸쵸·말랑카우 키캡 외에도 카스타드와 말랑카우의 향을 담은 니치 향수가 한정판으로 포함됐다.

식음료(F&B) 업계가 '과자 향수'까지 이색 굿즈로 내세우며 카테고리를 넓히는 이유는 고객이 브랜드 세계관을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정서적 유대감을 쌓기 위함이다. 장수 브랜드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소비자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030 세대는 '술보다 장난감을 좋아하는 세대'로 통한다. 최근 동대문이나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을 2030이 가득 채우고 있다. 성인들의 완구 소비 확대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NH농협은행이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30세대의 완구 관련 지출은 전년 대비 224% 급증했다.

식품업계는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올라탔다. 제품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브랜드 감성을 파는 '굿즈 경제'를 구축하는 것. 굿즈는 제품 판매를 돕는 보조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원하는 굿즈를 갖기 위해 제품을 대량 구매할 만큼 식품이 오히려 수단이 됐다. 식품 기업들은 자사의 대표 제품과 캐릭터 IP를 직접 자산화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자사 IP를 활용한 굿즈 마케팅은 F&B 업계 전반에서 하나의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오리온이 자사 인기 제품의 외형을 그대로 본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출시한 '참붕어빵 손난로'는 펀딩 개시 4일 만에 8000개 전량 매진됐다.

농심 역시 장수 라면 브랜드 '너구리'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컵라면 스토퍼를 출시하고 체험형 굿즈존을 운영하는 등 자사 IP를 활용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캐릭터 '호치', 캐릭터 '페포'를 중심으로 IP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자체 IP 자산화 전략을 바탕으로 한 외부 플랫폼과의 협업은 굿즈의 품목 다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오뚜기가 지난해 아이디어스와 손잡고 진라면 컵라면 파우치 키링 등을 선보이며 수집 욕구를 자극했다면, 이번 롯데웰푸드의 협업은 키링과 키캡뿐 아니라 '니치 향수'까지 추가해 오감 브랜딩 영역을 한 단계 더 넓혔다. 소비자들이 먹는 즐거움을 넘어 일상 속에서 과자 향수를 소장하고 사용하며 브랜드를 특별하게 경험하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제품 효능이나 맛을 강조하던 마케팅에서 벗어나, 소비자 일상 속에서 자사 브랜드를 더욱 특별하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구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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