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던 박상용 검사에게 '연속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당했다.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민감한 사건의 수사 검사를 표적 삼아 징계권을 남용했다는 취지다.
2일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이날 오전 국민신문고를 통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시의원은 법원(서울행정법원 2020아13354)과 헌법재판소(2020헌마1614)의 판례를 근거로 "법무부 장관에게 검사 직무 정지 재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으며, 공무원의 신분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 검사를 표적으로 삼아 무기한 직무 정지를 명령한 것은 정치적 외압이자 재량권의 명백한 일탈·남용"이라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당사자인 박 검사가 SNS를 통해 "사상 초유의 헌법 파괴"라며 반발했다.
박 검사는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징계 의결은 기한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무기한 직무 정지이며, 이 같은 연속 처분은 전무후무한 직권남용"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감찰 사유로 제시된 피의자 음식물 제공 등을 두고 "검사실에서 김밥·햄버거·빵·커피 등을 먹게 했다고 검사를 직무 정지하겠다는 황당무계한 만행은 역사가 용서하지 않을 극악무도한 진보독재"라며 "처음부터 '공소취소'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군사작전 하듯 벌이는 헌정사상 초유의 폭거"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법무부는 1일 언론 공지를 통해 "통상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징계혐의자에 대한 징계를 의결할 때까지 직무를 정지하게 된다"며 "과거에도 법무부 장관은 검사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검찰총장이 징계를 청구한 경우 계속해서 징계혐의자에 대한 직무정지를 명하고 징계위원회 의결 시까지 직무를 정지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4월 6일 박 검사의 직무를 정지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오는 6월 6일부터 별도 발령 시까지 직무를 재차 정지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이 청구한 '정직 2개월' 처분이 확정되기도 전에 직무 정지를 연속으로 내린 것이다.
야권은 이번 조치를 정권 차원의 '보복성 인사'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 공소취소 특검법 저지 특별위원회는 박 검사를 둘러싼 직무정지·징계 절차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을 흔들기 위한 정치적 시도로 규정하고, 온라인 국민 탄원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특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박상용 검사에 대한 무한 직무정지와 징계 시도는 단순한 인사 조치가 아니다"며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을 흔들고, 결국 재판취소를 만들 악 중의 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사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던 검사에게 정치적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방식이 허용된다면, 이는 개별 검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사법 절차 전체를 권력의 이해관계에 종속시키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사를 겁박하고 징계로 몰아세워 재판의 근간을 흔드는 일은 대한민국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도 비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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