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의 최고 거물이자 엔비디아의 창립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간판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송인 유재석을 만난다.
tvN은 2일 젠슨 황 CEO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에 게스트로 나선다고 밝혔다.
남승용 CJ ENM 경영 리더는 "접시 닦던 소년에서 세계 시총 1위 기업 CEO가 되기까지 치열함, AI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내다본 통찰, 미래 사회 인재상 등 그의 인생 이야기가 '유퀴즈'를 통해 전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를 통틀어 그가 예능 토크쇼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를 시각 그래픽 칩셋 제조사에서 생성형 AI 시장의 독보적인 지배자로 변모시킨 세계적 경영자가 첫 예능 무대로 한국 프로그램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지난해 10월 방한에서 한국 문화를 스스럼없이 즐기며 친근한 면모를 과시했던 그가 유재석과 만나 어떤 숨겨진 일화를 풀어낼지 이달 중으로 예정된 방송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화려한 방송 나들이와 함께 경제계의 이목을 끄는 대목은 젠슨 황 CEO의 촘촘한 방한 일정이다. 재계에 따르면 그는 오는 4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이튿날인 5일부터는 국내 대표 기업 총수들과 연쇄적인 만남을 가지며 본격적인 비즈니스 행보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번 회동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이 마주앉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참석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체적인 시간대를 맞추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외 출장 스케줄이 겹쳐 이번 회동 명단에는 없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기존 AI 메모리 공급 논의를 넘어, 로봇 공학 및 물리적 환경과 결합한 '피지컬 AI' 분야까지 협력 전선을 넓히는 분수령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회동 형식 역시 딱딱한 회의실을 벗어나 홍대 인근의 삼겹살 전문점이나 성수동의 핫플레이스 식당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분위기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소통을 선호하는 젠슨 황 CEO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지난해 10월 삼성동 치킨집에서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등과 진행했던 이른바 '깐부회동'의 연장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방한 프로젝트 전반에는 지난해 '치킨 회동'을 직접 설계했던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 이사가 다시 한번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디슨 이사는 아버지를 보좌하며 국내 주요 정재계 인사들과의 동선 및 만남 스케줄을 세밀하게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젠슨 황 CEO는 오는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의 테크 사옥 '1784'를 방문하는 일정을 네이버 측과 긴밀히 타진 중이다.
로봇과 디지털 트윈, 클라우드 등 미래형 기술이 집약된 공간인 만큼, 글로벌 탑티어 반도체사와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간의 실질적인 기술 결합이 논의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와 엔비디아 측은 "구체적인 방한 동선이나 의제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외에도 젠슨 황 CEO는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아 두산 베어스 홈경기의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진행하는 파격 행보를 검토 중이며, 신라호텔에서 국내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초청한 간담회도 조율하고 있다.
한편 방한에 앞서 젠슨 황 CEO는 2일 오후 타이베이에서 컴퓨터 전시회(COMPUTEX) 기조연설을 마친 뒤, 저녁에는 대만 현지 식당에서 국내 반도체·IT 핵심 경영진을 초청한 '코리아 파트너 나잇' 만찬을 주재한다.
이 자리에는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부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배석한다. 최태원 회장 역시 대만 현지 기조연설 현장을 직접 참관한 뒤 젠슨 황 CEO와 별도의 독대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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