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하니 발전소나 공사 현장 등 산업재해 위험 요인을 평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80% 가까이 단축됐습니다.”‘AI 전환(AX) 전도사’로 불리는 김진아 GS그룹 상무(41·사진)는 3일 “산업 현장에서 AI 혁신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룹 내 오픈이노베이션 조직인 ‘52g(5pen 2novation GS)’를 이끌고 있는 김 상무는 최근 AI 안전관리 도구 ‘에어(AIR)’를 선보였다. 작업명과 간단한 설명을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작업 공정을 설계하고 잠재 위험요인·위험 등급·예방 안전대책까지 자동으로 도출해주는 솔루션이다. 100인 이하 중소 사업장에는 무상으로 공개됐다.
AIR 역시 GS에너지 계열 GS파워 직원들이 사내 해커톤을 통해 직접 만들었다. GS파워 내부 규정과 외부 사고 사례, 정부 지침 등을 종합해 업종과 관계없이 범용적으로 쓸 수 있도록 제작됐다. 현재 발전소, 반도체 제조공장, 물류센터, 캔 공장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기존 산업현장에서는 작업 전 안전관리자가 수십 개의 매뉴얼과 과거 사고 사례를 일일이 찾아봐야 했지만 AIR은 작업 내용만 입력하면 ‘추락 위험 구간 접근 금지’ ‘고소 작업 땐 안전벨트 착용’ 등 안전 수칙과 체크리스트를 생성해준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작업 매뉴얼을 보며 수시간에 걸쳐 작성하던 위험성 평가 작업이 단 3분이면 끝난다. 담당자의 숙련도에 따라 달라지던 평가 품질도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안전관리의 새 표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개 두 달 만에 200여개 사업장에 적용되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초 고용노동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김 상무는 “개발자가 현장을 배우는 것보다 현장을 아는 직원이 AI를 배우는 게 훨씬 빠르다”며 “편의점에서 직접 상품 진열과 발주를 해본 직원은 어떤 업무가 비효율적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는 현장형 AI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52g 데이’ 행사도 열렸다. 김 상무는 “많은 기업이 ‘AI를 어디에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비슷한 고민을 한다”며 “중요한 건 현장 직원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보며 성공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영 기자 real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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