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때문에 죽을 지경이야, 우리 땐 안 그랬는데 말이 안 통해.” “노조 한다는 친구들이 책임감이라고는 없고 자기 권리만 주장해.” 기업 경영자와 경제단체 관계자의 말이 아니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각각 사석에서 만난 전직 양대 노총 위원장의 이야기다.여야의 명운을 건 6·3 지방선거 전쟁에도, 월드컵이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여전히 삼성전자 성과급 이야기다. 교섭 과정이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파업만 겨우 피하고 협상이 봉합되다 보니 아직도 경영성과급이 단체교섭 대상이 되는지부터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노조 내부 갈등, 주주와의 이해 상충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인당 최대 6억원, 절대다수 월급쟁이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금액이지만 삼성전자 노조 입장에서 보면 성공적인 투쟁을 벌였고 결과물을 쟁취한 것이다. 사실 특정 기업 노조가 단체교섭을 하면서 자신들 몫을 협력업체와 나눴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본 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노조 지도부는 오로지 조합원 투표로 결정되기에 지도부가 챙겨야 하고, 또 눈치를 봐야 하는 대상은 조합원밖에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공 이익이나 나라의 장래보다 오로지 당선과 집권을 위해 강성 지지 세력만 보고 움직이는 정치판과 같다면 과한 비유일까.
때마침 노동운동가 출신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사는 물론 국가, 지역, 사회 노력의 결과를 원청 정규직만 가져가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초과이윤의 사회적 재분배’라는 화두를 던졌다. 당장 경영계를 필두로 “자본주의 시장경제 부정”이라고 펄쩍 뛰었지만 김 장관의 발언은 맥락상 기업이 아니라 노조를 향한 메시지에 가깝다.
거창하게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니 약자와의 동행·평등 운운하는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Union Social Responsibility)까지 말할 것도 없다. 강자는 강자답게 책임지고 약자는 약자로서 보호받는 상식이면 충분하다. 많은 이들이 묻고 있다. “노동조합이여, 어디로 가시나이까(Quo Va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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