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자금 한국물로 몰린다…KP물 스프레드 3년 만에 최저

입력 2026-06-04 14:24  

중국계 자금 한국물로 몰린다…KP물 스프레드 3년 만에 최저

이 기사는 06월 04일 14: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계 자금이 한국 기업의 외화 조달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중국 내 풍부한 유동성에 비해 투자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비교적 신용도가 높은 한국물 외화채권(KP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한국에 지점을 둔 중국계 은행들이 국내 카드사와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외화 조달 거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30년물 외화채권 스프레드는 13bp(0.13%포인트)까지 축소됐다. 3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 40~50bp 안팎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게 강화된 셈이다. KP물 스프레드는 미국 국채금리 등 기준금리에 더해 한국 정부의 신용위험을 반영한 가산금리다. 스프레드가 낮을수록 발행사의 외화 조달 비용은 줄어든다.

증권업계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중국계 기관투자가들이 은행과 공기업이 발행한 KP물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면서 스프레드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자금은 많지만 투자처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한국물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중국계 자금 유입에 힘입어 한국물 외화채권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외화채권 발행 규모는 579억달러로 전년 521억달러 대비 약 11% 증가했다. 국책은행(224억 달러)과 공기업(98억 달러) 등이 외화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중국계 자금의 움직임은 해외에서 발행되는 KP물 투자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 지점을 둔 중국계 은행은 카드사와 일반 기업을 상대로 외화대출이나 김치본드 투자·인수 기회를 찾고 있다. 김치본드는 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채권으로, 국내 기업이 달러나 위안화 등 외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다. 정부는 지난해 국내 기관의 김치본드 투자를 막아온 규제를 완화하면서 김치본드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계 은행들은 한국 기업에 국내 조달금리보다 약 0.3%포인트 낮은 수준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원화 회사채 발행 부담이 커진 기업들 입장에서는 중국계 자금을 활용해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위안화 표시 김치본드는 중국계 자금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통로로 꼽힌다. 중국계 은행은 위안화 자금의 해외 운용처를 넓힐 수 있고, 국내 기업은 달러 중심의 외화 조달 수단을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카드회사 등 금융회사에 주로 집중됐지만, 하반기부터는 일반 기업까지 중국계 자금을 이용한 외화 조달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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