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국가 간 산업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싼 전기요금이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는 게 김 장관의 생각이다. 기후부는 이른 시일 내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해 지방에 생산 설비 등 공장을 둔 기업들엔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보조금 고갈 우려 없이 국민이 원하는 만큼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보조금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 장관은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별 요금제는 발전 시설이 모여있는 지방에선 서울 등 수도권보다 전기요금을 더 싸게 책정하는 제도다. 지방으로 생산 설비 등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들에 산업용 전기를 싸게 공급하면 수도권 밀집을 해소하고, 지방 분산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김 장관은 "이미 제도는 내부적으로 설계를 끝냈고, 부처 협의와 국민공청회가 남은 단계"라며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별 요금을 책정할 땐 발전소 입지와 송전 비용, 국가 균형 발전 등의 요소를 종합 고려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위기에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직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인상이 전력도매가격(SMP)을 한계점 이상으로 밀어 올린 상황은 아니라는 게 김 장관의 판단이다. 김 장관은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은 탓에 적자가 나는 시점은 연평균 SMP가 146원을 넘어설 때"라며 "현재는 120원, 연초에는 100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부담이 크진 않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최대 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국내 신규 등록 차량 중 전기차 등록 비중은 22%에 이르는 등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김 장관은 전기차 보조금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조금 제도 개편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장관은 "현재 추세라면 8~9월이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바닥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제도는 원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예산이 얼마든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전기차를 살 수 있게 해주는 게 맞다"며 "관계 부처와 협의해 국민이 원하는 만큼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태양광 등 발전량 조절이 어려운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커진 데 따른 후속 조치를 12차 전략수급기본계획을 설정할 때 핵심 안건 중 하나로 다룰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어나면서 원전 발전량을 줄여햐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할 것"이라며 "신규 원전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출력 조절을 염두에 뒀고, 기존에 운영하던 원전도 출력 조절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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