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을 지명했다. 한 총리 후보자는 네이버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기업인 출신으로,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에 ‘깜짝 발탁’돼 합류한 데 이어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을 총괄하게 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국정에 참여한 실무형 인사를 총리로 발탁해 안정적이고 속도감 있는 국정 운영 의지를 내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한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며 “정보기술(IT) 기업 대표와 중기부 장관 경험을 바탕으로 시대적 과제인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국민 일부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한 후보자는 민간의 실용성과 혁신성을 겸비하고 있다”며 “속도와 성과, 현장을 강조하며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등 모두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경기 출신으로 의정부여고와 숙명여대를 졸업했다. IT 전문기자로 시작해 줄곧 IT 분야에서 일했다. 1997년 엠파스 창립 멤버로 참여했고, 2007년 NHN(현 네이버)으로 옮겼다. 검색 서비스 중심이던 네이버를 콘텐츠·커머스 플랫폼으로 키웠으며 2017년 네이버 최초의 여성 CEO가 됐다. 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리로 임명되면 한명숙 전 총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인사청문회에서는 한 후보자의 다주택 보유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다주택자인 한 후보자는 서울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151㎡)를 지난달 처분했지만 여전히 3주택자다. 이 가운데 2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실장은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청문회에서 자세한 소명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권 2년차 민생·AI 혁신에 무게…靑 "韓, 장관직 수행때 능력 검증"
이재명 대통령이 차기 국무총리로 기업인 출신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낙점한 건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의 무게추를 민생 경제와 혁신 생태계 구축에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후보자가 여당 주류 정치인이 아니라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는 점도 국정 운영의 디테일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김민석 국무총리나 후보로 거론된 정성호 법무부 장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 비해서는 정치적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강 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한 후보자는 중소기업 수출 역대 최대치 달성, 창업 생태계 활성화 등 실질적 성과를 창출했다”며 “후보자의 혁신성과 중기부 장관으로서의 경험에 총리라는 기회가 더해진다면 반도체 호황과 수출 증가가 견인한 한국 경제의 성장을 중소기업, 소상공인, 골목상권 등 국민 모두의 성장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가 이끈 중기부가 추진해 온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강 실장은 “인공지능(AI) 혁신과 글로벌 복합 위기를 마주한 국가 전략 대전환기에 국민 모두의 성장과 민생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 후보자는 지난 1년간 장관직을 수행하며 능력이 검증됐다”며 “이 대통령이 한 후보자의 꼼꼼한 일처리와 기획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정치인이 아니라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도 이 대통령의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재확인시켰다는 평가다. 한 후보자는 한명숙 전 총리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총리다. 한 전 총리가 여당 정치인 출신인 데 비해 한 후보자는 기업인 출신이라는 뚜렷한 차별성을 가진다. 이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제 정세 변화 등 외교 안보 현안에 집중하고, 내치(內治)는 실력이 검증된 한 후보자를 중심으로 꾸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여권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40년 지기’ 정 장관과 집권 초반 국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해 온 강 실장도 총리 후보로 올려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장관은 고사의 뜻을 이 대통령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강 실장을 발탁하지 않은 데 대해 “비서실장을 총리로 바로 이동시키기에는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차기 총리 후보자 지명이 이뤄진 만큼 후속 개각 인선에 관심이 모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개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개각 시기와 폭을 놓고는 설왕설래가 많다. 이와 함께 청와대 조직 개편과 수석급 참모 교체도 검토되고 있다. 강 실장은 청와대 개편과 개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보여주신 민심에 대한 고민이 저희로서는 상당하다”며 “종합적으로 고민해 때가 되면 국민께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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