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공모에 '뭉칫돈' 몰리는데…ETF 희비 엇갈린 이유

입력 2026-06-09 14:53   수정 2026-06-09 15:14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의 기업공개(IPO) 참여에 제동을 걸면서 운용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액티브 ETF는 공모가 단계부터 스페이스X를 담아 상장 초기 주가 상승 수혜를 노릴 수 있게 된 반면, 패시브 ETF는 상장 이후 매수로 방향을 선회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운용사들이 요청한 유권해석 과정에서 패시브 ETF의 스페이스X IPO 참여는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지수 편입 이전에 공모주를 먼저 담을 경우 지수 추종 오차(트래킹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페이스X IPO 참여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한투운용은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공모주를 배정받아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등에 편입할 예정이다. 액티브 전략을 활용하는 만큼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의 종목 편출·입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공모주 배정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한투운용은 우선 최대치로 청약을 신청한 뒤 부족한 물량은 장내 매수를 통해 포트폴리오의 25%를 스페이스X로 채울 계획이다.


한투운용을 제외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경쟁사의 우주항공 ETF는 대부분 패시브 상품이다. 이들 ETF는 스페이스X 상장 직후 1~2영업일 내 지수에 최대 25% 비중으로 수시 편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업계에서는 액티브 ETF에만 공모주 편입을 허용한 당국의 기류가 패시브 ETF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공모주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페이스X처럼 기업가치가 2조달러 안팎으로 평가되는 초대형 IPO의 경우 상장 초기 수익률이 ETF 성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운용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현행 규정상 패시브 ETF의 공모주 청약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닌데도 당국이 사실상 참여를 제한했다는 지적이다. 스페이스X가 상장 직후 지수에 편입될 예정인 만큼 IPO 단계에서 편입하더라도 지수 추종 오차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패시브 ETF가 IPO에 참여하더라도 발생하는 지수 추종 오차는 사실상 하루 수준"이라며 "오히려 상장 직후 대규모 매수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신중론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장 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모주 참여가 반드시 초과수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가 커지면서 미국 우주항공 테마의 ETF로 시중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TIGER 미국우주테크'를 1조461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KODEX 미국우주항공'에는 1242억원,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에는 594억원, 'SOL 미국우주항공TOP10'에는 492억원이 순유입됐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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