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고수온으로 어업 환경이 변화한 데다 고유가로 어민들의 조업 비용 부담이 증가한 탓이다. 갈치, 고등어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생선부터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횟감까지 줄줄이 가격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부담도 커지고 있다.14일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6월1주차(지난 1~6일) 기준 노량진수산시장에 입하된 갈치(1kg)의 평균 경락 가격은 2만700원으로 전년 동기(1만4800원) 대비 약 39.9% 뛰었다. 같은 기간 킹크랩(1kg) 경락 가격도 4만5200원에서 6만원으로 32.7% 상승했으며 ‘국민 생선’ 고등어 가격도 1900원으로 전년보다 18.75% 올랐다.
횟감 가격 역시 오름세다. 자연산 광어(1kg)의 평균 경락 가격은 1만1100원으로 전년 동기(9200원) 대비 약 20.7% 상승했으며 양식산 가격도 전년보다 16.2% 오른 2만1500원을 기록했다. 여름 제철 횟감으로 꼽히는 민어(1kg) 가격 역시 3만1500원으로 약 27% 뛰었다.

이처럼 수산물 가격이 일제히 오른 것은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 영향이 크다. 조업에 필수적인 어업용 면세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용 부담이 한층 커졌다. 수산경제연구원이 발간한 ‘2026년 6월 수산경제리포트’에 따르면 이달 면세유 공급 가격은 드럼(200L)당 27만618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지난 3월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의 영향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나 전년 동월(15만4180원)과 비교하면 80%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운영 부담이 늘자 어민들은 조업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출항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달 근해어업에 나선 어선 수는 1523척으로 전월 대비 4.3% 감소했다. 유류비 상승이 어획·유통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수산물 가격까지 밀어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정부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일부터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6월 수산물 특별 할인전’과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효과는 아직 크지 않다. 차덕호 노량진수산시장 상인회장은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시작했지만 기대했던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고 있다”며 “고물가로 손님 발길이 줄어든 상황에서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시장 분위기가 더 위축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어업 환경 변화도 수산물 가격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주요 어종의 서식지가 이동하고 어획량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산물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도 평년보다 높은 수온이 예고되면서 업계 우려가 늘고 있다. 실제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여름 우리 바다 수온은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아질 전망이다.
이 같은 고수온 현상이 지속될 경우 양식 어류의 집단 폐사 가능성이 커져 공급 감소와 추가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실제 2024년에도 역대 가장 긴 71일간의 고수온 특보가 발효되며 양식 물고기가 무더기로 폐사한 바 있다. 당시 발생한 수급 차질 여파가 이듬해까지 이어지면서 지난해 양식 광어 도매 가격은 ㎏당 2만원 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어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수산물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여름 고수온이 장기화할 경우 일부 품목은 가격 강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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