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 신왕다와의 2년에 걸친 특허 분쟁에서 승리했다.
양측이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하기로 합의하면서, 후발 주자들의 ‘특허 무임승차’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 경영 전략이 첫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의 특허 라이선스를 대리하는 특허관리 전문기업(NPE) ‘튤립 이노베이션’과 중국 신왕다는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독일, 중국, 한국 등에서 진행 중이던 모든 특허 소송과 법적 조치를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양사 합의에 따라 기밀로 유지된다.
이번 합의로 한국 무역위원회에서 진행 중이던 불공정무역행위 조사 등도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신왕다의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에 수입되는 볼보코리아의 전기 SUV 'EX30'과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등을 상대로 불공정무역행위 조사 개시를 신청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한 바 있다.
1997년 설립된 신왕다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0위권에 진입한 중국의 주요 배터리 기업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구축한 특허 장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로열티를 지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게 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튤립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왕다가 자사의 '전극조립체 구조 특허' 등 핵심 기술을 무단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독일 법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주며 해당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의 판매 금지 및 회수·폐기,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후 추가 진행된 유럽 특허 소송 2건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잇따라 승소하면서 신왕다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유럽 등 핵심 시장에서 판매 금지 리스크가 커지자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들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합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 내 유사한 라이선스 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발 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배터리 관련 특허는 올해 3월 말 기준 등록 5만 6453건, 출원 9만 7752건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글로벌 라이선스 시장 구축을 본격화하고, 후발 주자들의 기술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소송을 포함한 강경 대응을 지속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합의에 대해 "이번 계약은 기술 혁신에 헌신해 온 기업이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사례"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온 오리지널 이노베이터로서 모든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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