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유미 검사장 강등 위법'…국힘 "정성호 사퇴해야"

입력 2026-06-12 13:19  

국민의힘이 정유미 검사장에 대한 법무부의 인사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을 근거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1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법원에서 위법이 인정된 보복성 인사 조치를 주도한 정 장관은 더 이상 장관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 검사장 강등 인사 처분은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검사들의 정당한 항의를 힘으로 억누르기 위해 인사권을 정치적 보복 수단으로 휘두른 권력의 만행이자, 법무부 장관의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이재명 정권은 인사권을 보복 수단, 입틀막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현 정권의 보복 인사는 정 검사장에서 시작해 최근 이 대통령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에 대한 무기한 직무 정지 처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징계도 없이 무기한으로 검사 직무를 정지시킨다는 것은 초법적, 위법적 보복성 인사"라고 날을 세웠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정 검사장에 대한 인사 명령 취소 판결은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소신파 검사를 보복하고 찍어누르려 했던 이재명 정권의 검찰 장악 시도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며 "이재명 정권과 법무부는 사법부의 준엄한 판단 앞에 고개 숙여 반성하고 더 이상 검찰을 무력화하려는 음모와 보복 인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 검사장은 현 정부의 검찰개혁 현안 등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다가 고검검사급 보직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이에 법무부를 상대로 인사 취소 소송을 냈고,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전날(11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 검사장이 창원지검장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매우 이례적으로 이번 인사 처분이 이뤄졌다"며 "검찰 관행에 비춰봤을 때 법무부가 의도한 것은 정 검사장의 자발적 사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법무부가 사전 통지와 의견 청취 같은 최소한의 소명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원고에게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면 정당한 징계 절차를 거쳐 징계해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법무부가 내세운 인사 사유의 핵심 근거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부는 정 검사장이 창원지검장 재직 당시 '명태균 게이트' 수사정보 유출 의혹으로 피의자 신분이 됐다는 점을 인사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언론 및 국정감사를 통해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돼 피의자로 입건됐다는 사실만으로 부실 수사가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볼 수 없다"며 "단지 어떠한 의혹이나 범죄 혐의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공무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 검사장이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게시한 비판 글에 대해서는 법무부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일부 단정적이고 과장된 표현이 국민으로 하여금 행정 신뢰를 실추시킬 위험이 있다"며 표현의 자유 한계를 벗어난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는 징계 취지를 인정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기로 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4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재직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고 직위를 강등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검사 인사 및 관련 위원회 규정' 제정령안을 마련한 바 있어 항소심에서도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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