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화장실만 줄이 길어서 불편해요."
일본 정부가 여성 화장실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지침을 마련했다. 여성과 남성의 화장실 이용 대기시간을 보다 공평하게 맞추기 위해 여성용 변기 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시설 설계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국토교통성은 역과 공항, 상업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화장실 설치 기준에 관한 지침을 확정했다. 지침은 이용자가 남녀 거의 같은 비율인 시설의 경우 원칙적으로 여성용 변기 수를 남성용 변기 수(대·소변기 합계) 이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번 지침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사업자들에게 시설 개선을 권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국토교통성은 여성 취업률 상승과 사회활동 증가로 외출 중 화장실 이용 기회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시설이 과거 남성 이용자 중심으로 설계돼 실제 이용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여성 화장실 앞에 긴 대기줄이 형성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은 의류 착용 및 정리 등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순히 변기 수를 동일하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대기시간의 평등’을 기준으로 시설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성은 여성 화장실 대기시간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변기 증설을 꼽았다. 이와 함께 화장실 혼잡도와 빈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이용자를 분산시키는 방안도 제안했다.
또 콘서트장이나 경기장처럼 행사 성격에 따라 남녀 이용 비율이 크게 달라지는 시설에는 이동식 칸막이 등을 활용해 남녀 화장실 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권장했다.
국토교통성이 지난해 8∼9월 역과 공항, 버스터미널, 영화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여성용 변기 수가 남성용보다 적은 시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이번 지침을 계기로 공공시설과 민간시설의 화장실 환경 개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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