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00대 CEO] 장용호 SK 사장, 지속가능한 SK를 향하여

입력 2026-06-23 07:28  

[2026 100대 CEO]

SK그룹이 대대적인 사업 구조 재편(리밸런싱)의 격랑 속에서 가장 신뢰하는 ‘구원투수’는 단연 장용호 사장이다.

1964년생인 장 사장은 1989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한 이래 SK그룹의 기획·투자 분야를 관통해 온 정통 ‘SK맨’이자 투자 전문가다. 2024년 SK(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그룹 내 흩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핵심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실전 경영’의 선봉에 서 있다.

장 사장의 리더십은 ‘철저한 데이터와 포트폴리오 관리’에 기반한다. SK실트론과 SK머티리얼즈 대표를 거치며 첨단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던 경험은 그를 그룹 내 최적의 ‘포트폴리오 설계자’로 만들었다. 실제로 2024년 SK그룹이 리밸런싱을 선언한 이후 장 사장은 지주사 대표로서 복잡하게 얽힌 계열사들의 실타래를 푸는 역할을 도맡았다.

그는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에 편입하는 등 그룹 전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분 소유에만 집중하던 전통적인 지주사의 역할에서 벗어나 자회사들의 사업 경쟁력 향상과 포트폴리오 혁신을 주도하는 ‘투자 회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의지다.

올해 5월 장 사장은 에너지 사업의 심장부인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으로 부임하며 또 한 번의 파격적 행보를 보였다. 지주사 대표가 그룹 내 최대 난제이자 핵심인 SK온의 관리 강도를 높이라는 특명을 받은 셈이다. SK온은 설립 이후 최근 4년 간 누적 영업손실 약 4조원이라는 뼈아픈 기록을 남겼다. 장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타운홀 미팅을 통해 “경쟁력 있는 영역에 집중하고 글로벌 톱티어 배터리 회사로 도약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SK온의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며 지주사 차원의 직접적인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이는 그룹의 미래가 걸린 배터리 사업의 효율성을 전사적 관점에서 통제하겠다는 뜻이다. 지주사 최고경영자가 손자회사의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은 SK그룹 내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장 사장에 대한 그룹의 절대적인 신뢰를 상징한다.

SK(주)는 투자부문과 사업부문(IT서비스)이라는 두 축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투자부문에서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AI·디지털 등 미래 핵심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사업부문에서는 ‘AI Default’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며 IT 서비스 산업의 혁신을 선도 중이다.

현재는 장 사장이 그룹의 주요 경영 이슈와 미래 전략을 총괄하며 2025년 10월 말 선임된 강동수 사장이 지주사의 일상경영과 실행에 집중하고 있다. 리밸런싱의 ‘설계’와 ‘현장 실행’을 분리해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겠다는 포석이다.

SK실트론 매각 이슈부터 SK온의 흑자전환까지 장용호 사장의 어깨에 놓인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2026년 장 사장이 이끄는 SK가 지주사 중심의 리밸런싱을 완성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회사’라는 비전을 현실로 증명해낼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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