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금세탁 조직 검거…"해외 피싱조직 수익금 테더로 세탁"

입력 2026-06-18 13:50   수정 2026-06-18 14:08

경찰, 자금세탁 조직 검거…"해외 피싱조직 수익금 테더로 세탁"


상품권 업체를 가장해 캄보디아 피싱조직의 범죄수익을 세탁한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매입해 송금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18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잔해 8월부터 11월까지 범죄수익 35억원을 세탁한 국내 자금세탁 조직 총책 등 11명을 전기통신사기피해환급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총책과 지시책, 인출총괄, 인출책 등 8명은 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상품권 업체 명의 계좌를 개설한 뒤 캄보디아 피싱 조직으로부터 범죄수익금을 송금받았다. 이후 자금을 수표로 인출해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고, 이 돈으로 가상자산인 테더(USDT)를 구매해 해외 피싱 조직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자금세탁을 벌였다.

자금세탁 조직은 5단계 조직체계를 구축했다. 총책 A씨 아래 지시책, 인출총괄, 인출팀장, 인출책을 두는 방식이다. 총책, 지시책, 인출총괄은 조직폭력배 출신이다. 지시책은 해외 피싱조직과 연락하며 세탁된 범죄 수익을 테더로 해외로 송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인출총괄은 인출책을 모았고 인출책은 상품권 사업자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범행에 가담했다.


일당은 세탁한 범죄수익의 15%를 수수료로 받았다. 총책과 지시책이 11%를 취득했고, 나머지 4%는 인출책(2%), 인출총괄(1%), 인출팀장(1%)이 현금으로 나눠가졌다. 이들은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폐쇄회로TV(CCTV)가 없는 곳에서 현금을 전달했고 텔레그램으로만 연락했다.

이들은 가짜 상품권 매입 요청서도 만들었다. 금융기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다. 수표로 범죄수익금을 인출할 때, 금융기관이 자금의 출처나 사용처를 문의하면 조작된 서류를 제출해 실제 상품권을 거래하는 것처럼 속였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 경기 성남 일대에서 자금세탁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27일 인출팀장을 검거하고, 같은 해 12월 26일 총책 A씨와 인출총괄 B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지난 1~2월 지시책과 인출책도 모두 검거했다. 총책과 지시책 검거 현장에서 현금 5억9350만원과 2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2점을 압수했으며 범죄수익금 8억6100만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했다.

경찰은 국내 세탁조직에 범죄수익을 전송한 캄보디아 피싱조직을 쫓고 있다. 이들이 투자리딩방 사기로 거둔 범죄 수익금은 최소 85억원으로 추정된다. 나아가 해외 피싱조직과 연계해 범죄수익을 세탁하는 국내 조직도 엄정히 단속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상품권 사업자 명의를 개설해 범죄 수익금을 받고, 상품권을 구입해 현금화하는 행위는 자금세탁 공범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절대 가담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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