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수요만큼 필요한 공급

입력 2026-06-27 12:48  



정부는 지난해 9월(9·7 대책)과 올해 1월(1·29 대책) 연이은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5월 9일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에 이어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사실상 폐지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실한 1년간 노동 대가인 근로소득이 10억원이 넘으면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데 부동산 투기 불로소득은 수십, 수백억원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건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1주택자라 하더라도 장기 보유를 이유로 세금을 감면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다시 부활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명시해 두면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버티는 게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처럼 다주택자와 비거주 1가구 1주택자 등 주택시장의 가수요들이 주택을 매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9·7 대책과 1·29 대책 등 주택공급 대책이 단기 주택공급 대책이 아니라 모두 중장기 대책이라는 것이 문제다. 단기 주택공급 없이 주택을 매도하도록 강요하면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데 그만큼 전월세 주택이나 매입 주택이 공급되어야 부동산시장이 안정된다. 하지만 서울과 경기도의 입주 물량은 오히려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상태로 가격 상승 압력만 받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총 135만 가구, 연 27만 가구의 많은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 든다. 특히 정부는 중장기적 주택공급 정책은 꼭 필요하지만 주택시장에서는 착공 목표 물량과 준공 이후 입주 물량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주택시장은 몇 년 뒤 공급되는 몇만 호보다 지금 당장 입주 물량이 없으면 매매가격도 전세 가격도 모두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동산시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한국부동산원이 밝힌 2026년 전국 주택입주 물량 전망치는 19만8583가구, 2027년은 21만6323가구로 예전 평균치보다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물론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의 2026년 입주 물량 전망치는 2만7158가구며 2027년에는 이보다 더 줄어든 1만7197가구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전국의 결혼 건수는 24만370건이었다. 또한 서울에서 결혼한 건수를 보면 2025년도에 4만9359건이었다. 적어도 전국에 매년 결혼 건수 이상의 주택입주 물량이 공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분가하는 경우나 1인 가구, 2인 가구의 증가는 제외하고도 말이다.

가구는 증가하는데 입주할 주택이 부족하면 매매도 전월세 가격도 모두 상승한다. 따라서 정부는 중장기 주택공급 대책은 꼭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대책도 절실히 필요하다. 방법으로는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그리고 도시형생활주택과 준주택으로 분류되는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부문의 공급 활성화 정책이다.

특히 비아파트 부문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적어도 전용면적 60㎡ 이하 또는 85㎡ 이하를 주택수에서 배제하는 방법이다. 무조건 다주택자로 분류해 과세하면 누가 소형 빌라 등 비아파트를 매수할까? 매수 수요가 감소하면 공급도 감소한다. 이미 비아파트의 공급은 예전보다 현저히 줄어들어 서민 주택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주택정책은 정부가 시장을 바로 보고 시의적절하게 대책을 내놓을 때 시장은 안정된다. 주택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의식주의 하나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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