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에너지, 농업, 대외 무역 등 23개 핵심 분야에 걸친 176개 시장 자유화 조치를 승인했다.
국가가 독점해온 기업·금융·부동산·무역 분야를 민간에 대폭 개방한다는 것이 골자다. 민간 부동산 개발과 민간 은행 설립이 가능해지고, 기업은 직원을 100명 이상 고용할 수 있다. 개인 사업가가 여러 회사를 소유하는 것도 허용된다. 혁명 이후 유지해온 배급제는 단계적으로 축소되며, 생필품 가격도 시장 가격 체계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사실상 중국 및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로 보고 있다.
배경에는 심각한 경제난이 있다. 자발적인 체제 전환보다 국가 생존을 위한 비상조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제재 압박이 강화되자 쿠바 경제는 급격히 위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사실상 연료 봉쇄에 해당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2021년 단행한 통화개혁 이후 쿠바에서는 물가가 급등해 경제난이 더욱 심화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