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증시 새 황제의 '대관식'

입력 2026-06-22 17:47   수정 2026-06-22 19:46

한국 주식시장의 ‘대장주’가 26년 만에 교체됐다. 2000년대 초반 부도 위기에 몰려 껌값도 안 되는 ‘100원대 동전주’로 전락했던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한국 증시 대장주 자리(단일 종목 기준)에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한 가운데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의 거침없는 질주가 만들어낸 역사적 사건이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61% 상승한 291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080조3782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날 주가가 0.14% 하락한 삼성전자 시총은 2066조6594억원(보통주 기준)에 그쳤다. ‘삼전닉스’에서 ‘하닉전자’로 뒤집힌 것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추진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수요가 몰렸다.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는 6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보다 낮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국내 증시 시총 1위 종목이 바뀐 것은 25년7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1999년 7월 시총 1위에 오른 뒤 1년여간 상위권 싸움을 하다가 2000년 11월 21일부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삼성전자가 대장주 위치를 공고히 하는 동안 SK하이닉스는 심한 부침을 겪었다. 2001년 현대전자가 반도체사업부를 분사해 하이닉스를 출범시켰지만 닷컴버블 붕괴와 함께 부도 위기에 몰려 주가가 한때 13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SK그룹이 회사를 인수한 2012년 이후 정상화 궤도에 올랐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앞서나가 시총 1위에 등극했다.

우선주(179조7311억원)를 포함한 시총은 삼성전자가 2246조3905억원으로 여전히 SK하이닉스를 앞서지만 격차가 전 거래일 277조원에서 이날 166조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병목에 따른 업황 상승 사이클은 같지만 메모리 집중도가 더 높은 SK하이닉스의 상승 탄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69% 오른 9114.55에 마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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