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노동위원회가 한화오션의 하도급업체 노조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이후에도 교섭이 열리지 않자, 하청 노조가 쟁의 조정 절차에 착수했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는 22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노위 판단에도 한화오션은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쟁의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정 기간은 10일이다. 이 기간 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지노위는 ‘조정 중지’를 결정하며,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법률)'이 있다.
해당 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규정했다.
과거에는 원청이 직접 고용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했으나, 법 개정으로 원청의 교섭 의무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
현장에서는 법 해석을 둘러싼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중노위는 이번 사안에서 한화오션이 산업안전과 작업환경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이를 경영권 침해로 규정하고 교섭 의무를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다. 사측이 행정소송을 준비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함에 따라, 노조는 이를 교섭 회피로 간주하고 쟁의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장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웰리브지회는 지난 18~19일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84.2%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거통고하청지회 역시 향후 조정 결과에 따라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번 사안이 노란봉투법 적용 이후 원청 교섭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측은 “법적 판단이 내려진 만큼 한화오션은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법적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정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조선업 현장의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노사 간 대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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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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