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내대출 규제 우회 논란…금감원장 "DSR 연계 한계"

입력 2026-06-23 09:04  

대기업 사내대출 규제 우회 논란…금감원장 "DSR 연계 한계"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강화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직원 복지 차원에서 운영하는 저금리 사내대출 제도가 규제 우회로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당국 수장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으나 사적 계약 영역인 만큼 직접 규제에는 한계가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공익을 위해 사내대출 관련 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은 갖고 있다"면서도 "기업 복지 영역을 금융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스템에 연계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으나, 자본주의 체제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는 주택 구입 시 사내대출 한도를 최대 5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무주택자이거나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의 1주택자를 대상으로 연 1.5% 금리가 적용된다.

현재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연 4~5%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특히 기업 내부 재원을 활용하는 구조여서 LTV(담보인정비율)나 DSR 등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임금협상을 앞둔 SK하이닉스에서도 주택 구입 자금 사내대출 한도를 기존 1억 원에서 최대 5억 원으로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고액 연봉을 받는 대기업 임직원들이 저금리 대출 혜택까지 누리는 것에 대한 형평성 논란과 함께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우선 자체적인 자율 규제로 사내대출 시 선순위 근저당을 110~120% 수준으로 설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직원이 시세 10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사내대출 5억 원을 받으면 이미 선순위 근저당이 설정돼 은행권 주담대를 추가로 받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아울러 대출 지원 대상을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으로 제한하는 방안 등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담보를 확보할 때 저당권을 설정하면 DSR에 일정 부분 기술적으로 편입할 여지가 있을 것 같았지만, 금융위원회가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며 "금감원이 나서서 주도할 수 있는 정책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는 금융 규제의 본래 취지가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대출의 건전성 관리와 차주의 상환 능력 검증에 있는 만큼, 기업 복지 영역인 사내대출을 직접 규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내대출과 관련한 우려는 이해하지만 금융기관이 취급한 대출이 아닌 사적 영역"이라며 "사적으로 돈을 빌리는 행위까지 규제 영역으로 끌어들이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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