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리점 어디에 낼까?" 묻자…AI가 '송파구' 꼽은 이유 [현장+]

입력 2026-06-24 08:00  

"KT 대리점 어디에 낼까?" 묻자…AI가 '송파구' 꼽은 이유 [현장+]


"KT 대리점 신규 출점에 쓸 상권 분석 시스템 만들어줘." 이 같이 주문하자 인공지능(AI)은 몇 차례 되물으며 요구사항을 좁히더니, 에이전트 12개를 스스로 꾸려 5분 만에 대시보드를 완성했다. 서울 26개 자치구 상권을 분석하고 최적 출점지로 '송파구'를 꼽았다. 처음 요청할 때 언급하지 않은 유동인구, KT 점유율, 경쟁 강도까지 알아서 채워 넣었다.
"AI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지"…벌써 200社 발길
KT는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웨스트 사옥 'KT 이노베이션 허브'에서 이 같은 멀티 에이전트 기반 AX(AI 전환) 컨설팅 현장을 언론에 처음 열어 보였다. 이노베이션 허브는 지난해 10월 광화문 웨스트 빌딩 약 595㎡ 규모로 문을 열었다. 개소 8개월 만에 200여개 회사가 다녀갔고, 이 중 30개 회사 이상이 실제 프로덕션 도입을 진행 중이다.

전승록 KT AX사업부문 AX전략본부장은 이곳을 "KT AX의 시작이자 베이스캠프"라고 설명했다. 찾아오는 고객 유형은 크게 세 가지. 무엇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기업, AI를 시도했다가 배포 단계에서 막힌 기업, 사업화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기업이다. 한 번 거쳐 간 고객이 새 과제를 들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건 검증 비용이다. 통상 PoC(개념검증)·POV(가치검증)에는 최대 1억원에 달하는 비용과 시간이 든다. 이노베이션 허브에서는 이 부담을 줄여준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초기에는 KT가 비용을 투자하고, 이후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유료 형태로 협력하는 구조다. 이노베이션 허브에는 AI 전문가 110여명이 상주하며 프로토타입을 프로덕션 레벨(실제 서비스)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직접 맡는다.
"대리점 어디 낼까?" 묻자…

이날 현장 시연은 KT 자체 개발 AI 에이전트 시스템 'GENIE(지니)'로 이뤄졌다. "KT 대리점 신규 출점에 쓸 상권 분석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자 지니가 되물어 PRD(제품 요구사항 문서)를 자동 생성하고, 과제 특성에 맞는 에이전트 팀을 스스로 꾸리는 식이었다. 시연에서는 코어 에이전트 9개와 옵셔널 에이전트 3개가 병렬로 작동하며 약 4600라인의 코드를 완성했다. 에이전트들이 작업을 나눠 처리하는 모습도 시각화돼 화면에 펼쳐졌다.

결과물로 나온 대시보드에는 유동인구, KT 점유율, 경쟁 강도를 복합 분석한 출점 적합도 점수와 상권 활성도 열지도 등이 담겼다. 처음 요청 때 언급하지 않은 항목들이다. 회사 측은 "기존에 쌓아온 컨설팅 노하우를 샘플링해 LLM이 추론으로 채워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연 데이터는 공공데이터와 웹 크롤링 데이터를 활용했지만,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KT 보유 통신 데이터와 API 연동으로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공대'가 현장으로…AX Squad의 6주 실험
KT AX는 이노베이션 허브 밖에서도 활동하는 'AX 스쿼드(Squad)' 프로그램을 따로 운용하고 있다. 사업개발·컨설팅·개발 인력이 팀을 꾸려 고객사를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전 본부장은 이를 "소수 전문가가 고객 현장에서 AI 난제를 직접 풀어가는 특공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 파견되는 전문가는 'FDE(Forward Deployed Engineer)'로 불린다.

6주 검증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 개발부터 효과 검증까지 수행하며 투자 대비 성과(ROI)를 조기에 확인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KT는 이노베이션 허브와 AX 스쿼드를 연계해 과제 발굴부터 본사업 전환, 운영 확산까지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모 금융사는 이노베이션 허브에서 함께 설계한 결과물을 실제 보험 영업 현장에서 활용 중이라고 귀띔했다.

AX 솔루션 수익화 시점을 묻는 질문에 전 본부장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규모화는 "AIDC 구축이 마무리되는 3년 안팎, AI 플랫폼과 결합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KT 스스로도 AI 전환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경험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B2B 고객들이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리딩하는 곳이 이노베이션 허브"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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