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골목 파고든 K패션…플래그십으로 중국 MZ 저격

입력 2026-06-23 17:55   수정 2026-06-24 01:18

상하이 골목 파고든 K패션…플래그십으로 중국 MZ 저격

K패션 브랜드가 중국 상하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잇달아 내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로 중국 내 인지도를 높이고 온라인 판매까지 이어가는 옴니채널 전략이다. K푸드, K뷰티에 이어 K패션이 새로운 K웨이브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여성 컨템퍼러리 브랜드 시눈은 지난 17일 상하이 쉬후이구 둥후루에 중국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시눈 운영사 크림웨이브의 신윤 대표는 “상하이는 글로벌 트렌드가 교차하는 곳으로 브랜드 방향성을 전달하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흰색과 나무 소재를 활용한 서울 도산 매장 연출을 상하이 매장에 그대로 적용했다.

또 다른 K디자이너 브랜드 레스트앤레크레이션(R&R)도 지난달 둥후루에 매장을 냈다. 둥후루는 상하이시가 우캉루, 안푸루에 이어 또 하나의 ‘신소비 거리’로 키우는 권역이다. 둥후루 소비자 중 20~35세 비중이 77%다. 이곳에 매장을 내는 것은 중국 MZ세대를 타깃으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또 다른 상하이 쇼핑 거리 화이하이중루에는 무신사 스탠다드, 세터, 이미스, MMLG 등 최근 떠오르는 K패션 브랜드 매장이 밀집해 있다. 화이하이중루는 상하이 대표 쇼핑 대로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대형 상업시설이 모여 있다. 브랜드 규모를 보여주는 플래그십 상권으로 서울 명동처럼 유동 인구가 많다. 골목형 감도 상권인 안푸루엔 무신사의 단독 편집숍이, 고급 상권으로 꼽히는 신톈디엔 LF의 헤지스 매장이 들어섰다.

과거 국내 패션 브랜드가 백화점 입점, 현지 대리상 유통, 티몰 플래그십 개설을 통해 중국에 진출했다면 최근엔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을 브랜드 경험의 출발점으로 내세운 뒤 e커머스를 연결한다. 매장 인증샷과 입소문이 중국 SNS인 샤오훙슈와 더우인을 타고 퍼져나가도록 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 구매로 연결하는 구조다. 무신사는 상하이 매장에 왕훙(중국 인플루언서)을 위한 스튜디오까지 마련했다.

상하이는 현지 디자이너 브랜드와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럽 브랜드가 모두 경쟁하는 패션 격전지다. 높은 임차료를 뚫고 인기를 얻으면 다른 국가 진출도 쉬워진다. K팝 열풍을 타고 중국 MZ세대 사이에선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무신사처럼 여러 브랜드를 엮어 K패션 자체를 소개하거나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무기로 상하이의 신흥 골목을 파고드는 방식이 중국 진출의 새로운 공식이 되고 있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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