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제 골프장 운영사가 기존 회원의 승인 없이 요금과 혜택 등 이용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건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강원 횡성의 한 예탁금 회원제 골프장 운영사 A 리조트를 상대로 법인 회원 B사가 제기한 골프장 이용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지난달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 리조트가 2022년 이사회 및 골프장 운영위원회 결의를 거쳐 무기명회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요금체계를 바꾸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기존엔 정회원이 같이 오지 않더라도 무기명회원 4인에 대해 정회원 요금(주중 6만원·주말 7만원)이 적용됐다. 그런데 A 리조트는 정회원이 내장하지 않으면 무기명회원에게 더 비싼 요금(평일 12만원·주말 14만원)을 받도록 규정을 바꿨다.
B사는 이 변경조치에 반발해 소송을 냈고 1심에서 승소했다. 1심 재판부는 “A 리조트의 골프장은 회원이 직접 내장하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무기명회원에게도) 동일한 이용요금이 적용된다는 것을 회원 혜택의 주요 내용으로 홍보했다”며 “(이번 요금체계 변경은) 회원 자격의 내용에 대한 중대 변경을 초래하는 조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은 이 골프장의 회원권리 안내문에 ‘시설이용요금은 변경될 수 있다’는 문구가 기재된 점에 근거해 A 리조트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회원들도 가입계약 당시 이용조건 등 혜택이 변동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모범적 회원 중 10인 이상’으로 구성되는 운영위 의결도 거쳐, 골프장 회원들 대표도 이 변경조치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반면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A 리조트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요금 인상을 넘어 이용 조건을 바꾸는 사항이라고 봤다. 회원의 기본적 지위에 중요한 변경을 초래하는 계약 내용 변경인 만큼 기존 회원들의 개별적 승인이 필요하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은 “원고가 매수한 법인 회원권은 무기명회원 대우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회원권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번 요금체계 변화가 중요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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