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중대범죄'엔 만 13세 적용 가닥

입력 2026-06-28 13:02  



정부가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낮추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경찰에 검거된 촉법소년 수는 2021년 1만1677명에서 작년 2만1095명으로 9418명(80.7%) 증가했다. 학령 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촉법소년 증가는 더욱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평가다.

범죄 유형별 검거 현황을 보면 살인은 2건에서 0건으로, 강도는 11건에서 6건으로 감소하긴 했지만, 성폭력이 398건에서 739건으로 85.7%, 절도가 5733건에서 1만110건으로 76.3%, 폭력은 2750건에서 5520건으로 100.7% 폭증했다. 촉법소년이 저지른 범죄 가운데 성폭력, 절도, 폭행 범죄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대두됐다.

앞서 촉법소년 연령 논의를 위한 사회적 대화협의체가 올해 3~4월 공론화를 거쳐 현행 기준(만 10~14세)을 유지하는 권고안을 의결했지만, 기준 하향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져갔다. 지난 3월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 81%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에 찬성했다(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국 하향 여부를 둘러싼 부처 간 이견을 고려해 이런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촉법소년이라 괜찮다'며 집단 폭행을 서슴지 않거나, 절도 행각에 어린 청소년을 가담시키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는 상황은 촉법 연령 하향 요구가 커지는 배경이 됐다.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참교육'에서도 촉법소년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인 10대들의 모습이 등장해 공분을 자아냈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부분적으로나마 완화하는 것이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범죄를 저질러도 괜찮다'는 인식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만 '중대한 범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세부 기준은 법무부가 정해나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소관 상임위에서 발의된 촉법소년 관련 형법 개정안을 참고할 예정인데, 이들 법안은 살인, 강도, 강간·추행 등 성범죄, 집단폭행 등을 중대한 범죄로 규정했다. 또 소년원에 3차례 이상 송치되면 형사책임을 면제받지 못하게 했다.

또한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추는 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기준 하향이 촉법소년을 감소시킨다는 근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일본은 형사책임 연령 기준을 16세에서 14세로, 소년원 송치 가능 연령을 14세에서 12세로 낮췄음에도 소년범죄가 줄지 않았고, 1980년대부터 소년범죄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미국에서도 아직 소년범죄 처벌이 재범률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실증연구 결과가 제시되지 않았다.

또 형사처벌은 보호처분과 달리 전과 기록이 남게 되는 만큼 어린 나이에 저지른 범죄로 평생 전과자로 살게 만드는 낙인 효과를 고려해야 하며, 촉법소년 제도 취지 자체를 고려할 때 처벌보다 교화를 중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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