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과의 접촉을 대폭 늘리고 있다. 국내 기업용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최근 한국에 상륙한 앤트로픽을 견제하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한국에 진출한 중국 AI 회사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0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마크 마나라(Marc Manara) 오픈AI 헤드오브스타트업, 토마스 젱(Thomas Jeng) 아시아태평양 헤드오브스타트업 오픈AI 임원과 한국 지사 임직원들이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17~18일 주최한 ‘넥스트라이즈 20206’에 등장했다. 본사에서 온 두 임원은 행사가 시작하기도 전인 지난 14일 한국에 들어와 20일까지 머물렀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행사 참석을 위한 방한이었지만, 행사보다 마키나락스, 셀렉트스타, 뤼튼, 망고부스트 등 최소 20곳의 국내 스타트업과 릴레이 미팅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며 “국내 기업용 AI 시장에서 오픈AI 모델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아직 국내 대표 AI 모델이 없는 국내 기업은 기업용 AI에 미국과 중국 회사의 모델을 엔진으로 쓰고 있다. 글로벌 주요 AI 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오픈AI는 이 시장의 절대 강자다. 하지만 이달 앤트로픽이 서울 사무소를 열고, 지난달엔 중국의 오픈AI로 불리는 미니맥스가 운영비가 빠듯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AI업계 관계자는 “오픈AI 스타트업 조직의 핵심성과지표(KPI)는 자사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한 글로벌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지로 결정된다”며 “회사 외에도 임직원들도 위협을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마나라 헤드는 국내 스타트업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회사들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오픈AI와 깊이 협력하는 국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할 의향도 밝히기도 했다. 일부 기업에는 가격을 할인해주겠다는 프로모션을 제안했다. 오픈AI 프로모션을 받아들이고 연장하기로 의사를 전한 일부 스타트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와 맞서는 다른 회사들도 한국 기업들을 본격 공략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사무소를 연 앤트로픽은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와 개발자 등과 ‘빌더 데이(Builder Day)’ 등을 개최하며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와 함께 영업 인력도 계속 보강하고 있다.
중국 AI 회사들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이 국내 통신사나 시스템통합(SI) 회사를 발판 삼아 시장을 가져가고 있는 대기업을 제쳐두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미국 AI모델의 6분의 1 가격을 앞세운 미니맥스는 지난달 말 국내 한 벤처투자사가 투자한 기업 목록을 확보, 이들과 만나 영상·음성 생성 모델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허진 기자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