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을 둘러싼 업종별 온도 차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억대 성과급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작은 소문만 돌아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반면 식품·유통업계에선 해외 매출을 키웠거나 외국인 관광객 소비를 흡수한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2분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해 “올해 성과급이 나오기는 하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다만 정부가 개별 기업의 성과급 협상에 직접 개입했거나 구체적인 상한액을 제시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현재 온라인상에 유포되고 있는 ‘반도체 초과이익 공유제’와 ‘성과급 협약 백지화’ 관련 글은 전혀 근거 없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며 보도에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잘못된 글을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경우 수사기관 신고 등을 통해 강력히 대처할 계획”이라고 했다.

반도체 업계가 확인되지 않은 관측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올해 성과급 기대치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선 역대급 성과급 전망이 나온다. 성과급 규모가 커질수록 제도 개편 가능성에도 내부 반응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달 중 반도체 대기업의 초과이익 배분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관련 논의 시점에 대해 “늦어도 7월 중에는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검토해온 사회연대임금 논의를 전문가와 노조, 기업,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2분기 식품업계는 원가 부담과 내수 부진을 동시에 맞고 있다. 밀, 설탕, 팜유, 코코아 등 주요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고환율은 곧바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포장재 부담도 크다. LS증권에 따르면 라면 제조원가에서 포장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15%, 음료는 약 30%에 달한다. 원재료와 포장재, 환율 부담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하반기 경영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올해 1분기까지는 일부 식품기업이 해외 매출로 실적을 방어했다. 하지만 내수 중심 기업은 2분기부터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고유가와 고환율, 포장재 단가 인상 등이 2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에선 “올해는 매출보다 이익이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팔아도 남는 게 줄어드는 구조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 효과로 2분기에도 고성장이 예상된다. KB증권은 삼양식품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을 7532억원, 영업이익을 1784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2%, 48.6% 늘어난 수치다.
백화점과 CJ올리브영도 예외 업종으로 꼽힌다. 명품·패션 소비와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실적을 떠받치고 있어서다. 대신증권은 신세계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9%, 89.9% 늘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쇼핑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3%, 168.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처음 1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오프라인 매출의 28%를 외국인 소비에서 올렸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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