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사과받을 준비 안 돼"…광주일고 방문 사과 미뤄져

입력 2026-07-01 10:27   수정 2026-07-01 10:32


배재고 교직원과 야구부 소속 학생·학부모들이 이른바 ‘스타벅스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해 광주제일고를 방문해 직접 찾아 사과하려 했으나, 광주제일고 측의 요청에 따라 방문 일정을 다시 조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배재고 측은 교직원과 야구부 학생 선수, 학부모 등이 광주제일고를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하겠다는 의사를 광주제일고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광주제일고 측은 “현재 학생들이 사과를 받아들일 만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날 방문을 재고해 달라는 뜻을 배재고 측에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재고는 광주제일고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광주제일고 측과 향후 방문 일정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쳤다. 해당 구호는 최근 스타벅스코리아의 행사 문구 논란과 맞물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거나 광주 지역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광주제일고 측은 심판진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배재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과문을 내고 “일부 학생 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인해 광주제일고 선수단과 학부모님, 동문 여러분, 광주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학교는 해당 학생 선수를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해 학칙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고 야구부 전원을 대상으로 스포츠맨십과 인권 감수성, 공동체 의식, 선수 윤리 등에 관한 특별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서울교육청도 사안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30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거나 특정 지역을 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은 교육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들은 배재고를 방문해 사안 발생 경위와 현장 제지 여부, 학생 선수 지도 과정, 학교의 후속 조치 및 재발 방지 교육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점검할 예정이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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