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니그룹이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의 신작 게임 CD 디스크 판매를 종료한다. 1994년 첫 PS 출시 이후 33년간 소니의 게임 사업을 상징해온 물리 소프트웨어 시대가 막을 내리고, 게임 산업이 다운로드와 온라인 서비스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니의 게임 부문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2028년 1월 이후 출시되는 신작 게임부터 소매점용 디스크 판매를 중단하고 다운로드판만 제공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소비자의 취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D 디스크 판매 비중은 이미 크게 줄었다. 지난해 기준 PS 소프트웨어 매출 2조6400억엔 가운데 디스크 판매 비중은 5%까지 감소했다. 현재 게임 매출의 대부분은 다운로드 판매와 게임 내 아이템 구매 등 온라인 기반 거래가 차지하고 있다.
다운로드 방식은 게임 개발사에도 장점이 크다. 디스크 제조와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불법 복제와 중고 거래에 따른 가격 하락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또한 정액제 서비스나 추가 과금 모델을 통해 이용자 1명당 수익을 확대하기 쉽다.
소니는 이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일본 시장에 출시한 PS5 일부 모델은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는 형태였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게임기부터는 디스크 없는 구조가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PS가 세계 게임 시장의 강자로 성장한 배경에는 디스크 전략이 있었다. 1994년 당시 게임업계는 닌텐도의 카트리지 방식이 주류였지만, 소니는 음악 CD 기술을 활용해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저비용 생산이 가능한 디스크 방식을 선택했다.
CD 디스크 채택은 고화질·대형 게임 개발을 가능하게 했고, 대량 생산과 유통에도 유리했다. 후발주자였던 PS는 닌텐도의 카트리지 중심 전략을 파고들며 세계적인 게임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 발전과 함께 물리 매체의 영향력은 줄었다. 소니가 2006년 시작한 다운로드 스토어는 초기에는 내부에서도 기존 디스크 유통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는 핵심 판매 채널로 자리 잡았다.
디지털 전환은 게임 유통업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 게임 전문점 게임스톱은 전 세계 매장 수가 최근 10년간 70% 감소했고, 일본에서도 게임과 비디오 대여 중심이던 업체들이 중고품과 다른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소니 역시 과거 TV·음악 플레이어·기록 매체 등 하드웨어 중심 기업에서 벗어나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 등 콘텐츠 지식재산(IP)을 활용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PS 디스크 판매 종료는 단순한 게임 유통 방식 변화가 아니라, 소니가 ‘제품 판매 기업’에서 ‘디지털 플랫폼과 콘텐츠 IP 기업’으로 완전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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