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작고 힘센 韓 배터리, 전기차선 中에 밀렸지만 로봇선 압도

입력 2026-07-02 17:56  

[단독] 작고 힘센 韓 배터리, 전기차선 中에 밀렸지만 로봇선 압도

이 기사는 7월 2일 오후 3시 32분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용 배터리의 가장 큰 기술적 난제는 가동 시간이다. 많게는 1000㎏ 이상의 배터리를 차 바닥 전체에 가득 채울 수 있는 전기차와 달리 휴머노이드는 배터리 설치 공간이 등과 가슴 등 전체 면적의 10%도 안 된다. 로봇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가벼운 배터리를 넣어야 한다. 이 때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는 같은 무게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삼원계 배터리가 유리하다. 전기차 시대 ‘LFP 강자’인 중국에 밀린 ‘삼원계 강자’ K배터리에 기회가 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고성능 배터리에선 韓 우세
중국 배터리 회사의 강점은 저렴하고 화재에 강한 LFP 배터리에 있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겁다. 전기차는 바닥 전체를 배터리 설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만 갖추면 이 같은 특성은 문제 되지 않는다. 중국의 LFP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가격이 30~40% 정도 저렴하다.

그러나 로봇용 배터리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최고 사양의 LFP 배터리를 휴머노이드에 장착하더라도 공간과 무게 제약 때문에 한 시간 이상 가동이 어렵다. 중국 유니트리 등 다수 로봇 업체가 자국 배터리사를 뒤로 하고 LG에너지솔루션 문을 두드리는 이유다.

전기차에 중국 CATL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는 테슬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엔 CATL 대신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주로 사용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하반기께 LG의 하이니켈 배터리를 납품받아 옵티머스에 장착할 방침이다.

로봇 배터리 시장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2040년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가 18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로봇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5~1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배터리사에 100조원 안팎의 새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 中·日 하이니켈 배터리 기술력 뒤처져
업계는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로봇용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CATL, BYD 등 중국 업체가 니켈 비중 90% 이상의 하이니켈 배터리를 양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LFP 배터리에 집중한 까닭에 니켈 비중이 90% 이상인 하이니켈 배터리 양산에 애를 먹고 있다. 일본은 파나소닉을 제외하면 로봇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회사가 없다. 파나소닉 역시 테슬라에 편중된 납품 구조가 확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배터리 사양도 관심을 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 옵티머스에 공급할 예정인 배터리는 21원통형 시리즈(지름 21㎜, 높이 70㎜)다. 테슬라 모델 Y 롱레인지 차량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로, 옵티머스와 배터리 호환이 가능해 별도 개발 비용이 들지 않는다. 배터리 용량은 1.5~2킬로와트시(㎾h)로 두 시간 정도 가동할 수 있다. 차세대 배터리인 46원통형 시리즈(지름 46㎜, 높이 80㎜)로 업그레이드하면 사용 시간은 더 늘어난다. 울트라 하이니켈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평범한 삼원계 배터리보다 30% 이상 높다. 46원통형 시리즈 역시 기존 각형·원통형·파우치형보다 20~3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각형 배터리에 강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는 배터리팩 두 개를 장착해 배터리가 방전되면 충전 스테이션으로 돌아가 스스로 교체하는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라며 “배터리사가 납품하는 배터리 용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우섭/양길성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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