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기다려도 '빈손'…에어컨 파격 세일에 '경찰 출동'

입력 2026-07-03 07:56   수정 2026-07-03 08:04

주말부터 시작되는 2차 폭염 예보에 프랑스 전역이 냉방기기 품절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대형 할인마트가 진행한 파격 할인 행사는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인파로 인해 극심한 혼란을 빚기도 했다.

3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현지 매체 뱅미뉘트 등에 따르면, 유럽계 대형 할인점 리들(Lidl)은 전날 프랑스 전국 매장에서 에어컨과 선풍기 20만 대를 방출하는 대규모 특가 행사를 진행했다.

통상 수백 유로를 호가하는 이동식 에어컨을 단 179유로(약 31만 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매장마다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일부 지점에서는 에어컨 선점을 두고 고객 간의 격렬한 몸싸움과 고성이 오갔으며, 새치기 시비로 시위성 소동이 일어나 경찰이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분통을 터뜨린 것은 턱없이 부족한 재고였다. 대대적인 마케팅 광고와 달리 실제 개별 점포에 입고된 에어컨이 한두 대에 불과했다는 목격담이 확산되면서 미끼 상품을 활용한 '기만 광고'라는 항의가 쏟아졌다.

파리 북부 매장에서 새벽 4시부터 7시간 동안 대기했다는 라자나 씨는 극소수 물량 중 한 대를 간신히 확보했으나, 대다수 시민은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1시간 이상 줄을 섰던 무사 트라오레 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재고 소진을 안내했는데, 정작 그들이 물건을 먼저 챙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3번째 순번이었음에도 선풍기만 구매했다는 60대 여성 파투 씨는 "소비를 유도하려는 마트 측의 상술에 이용당했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태는 프랑스 사회의 냉방기기에 대한 이중적 시선과 극심한 기후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달 초 입소스(Ipsos)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78%는 에어컨 사용이 환경 파괴를 유발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열흘 이상 지속된 역대급 가마솥더위에 직면하자 주요 가전 매장의 냉방 가전은 일제히 동이 났다.

기상 당국은 현재 소강상태인 기온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다시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는 한낮 무더위 속에 세 건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소방력이 대거 투입되는 등 전력 및 방재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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