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팝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주제가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콘서트의 티켓 예매 시 국내 팬클럽 가입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이른바 '국내 팬 선예매'. 한국 공연에 외국인 팬들이 몰려들어 예매 경쟁이 한층 과열된 상황에서 이는 내국인 팬들을 살피는 방안으로 부상했다.
이미 하이브 소속 엔하이픈·코르티스, SM엔터테인먼트 에스파·레드벨벳·NCT 드림, JYP엔터테인먼트 스트레이 키즈 등이 국내 콘서트 및 팬미팅에 '국내 팬클럽 선예매'를 도입했다. 주요 대형 기획사에서 우선으로 해당 방침을 적용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팬을 차별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지만, 국내 K팝 팬들은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근 몇 년간의 국내 공연 시장 사정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다소 늦은 도입이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전 세계적으로 공연 수요가 폭발하면서 K팝 아이돌들 역시 월드투어에 박차를 가했다. 아시아는 물론이고, 북미, 유럽, 남미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며 각지의 팬들과 만나왔다. K팝이 해외에 수출되는 K-컬처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K팝의 본산지'인 한국을 찾는 팬들도 늘었다. 외국인 팬들이 공연을 관람하러 와서 관광까지 겸하는 효과도 났던 바다.
실제 지난 6월 12~13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월드투어 '아리랑 인 부산'의 경우, 이틀간 11만명의 팬이 관람했는데 부산시에 따르면 이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공연과 연계해 운영한 부산역 인근 '웰컴센터'는 전체 방문객(총 3만1583명)의 76%를 외국인이 차지했다.
K팝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국내 공연이 긍정적인 관광 유발 효과로 이어지는 건 맞다. 하지만 몇 년간 국내 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 콘서트에 외국인 팬들이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티켓팅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예매에 실패한 걸 넘어 한국에서 열리는 공연이 갖는 정체성마저 흐려졌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특히 현재 중국 본토에서는 수만 명이 운집하는 대형 K팝 콘서트가 열릴 수 없기에 중국 팬들이 홍콩·마카오 등 중화권을 비롯해 한국에까지 집중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주요 가수들의 콘서트를 다녀온 국내 팬들이 "중국인 줄 알았다"며 불편함을 토로하기 시작했던 바다. 1층 앞좌석(그라운드석)을 차지한 외국인들이 멤버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현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리뷰도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획사에서 투어 지역과 횟수를 늘리면서도 통상적으로 시작과 앙코르는 한국에서 하려고 한다. 암묵적인 룰"이라면서 "한국 팬들 입장에서는 해외 공연이 늘었음에도, 국내 공연에 외국인이 몰리고 예매가 더 어려워진 거다. 여기에 아티스트와 현장 소통이 편하게 오가지 않거나, 일부 국적의 멤버에게만 호응하는 일까지 생기니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팬들을 고려하는 취지도 있지만, 동시에 암표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티켓팅 전쟁이 과열됨에 따라 해외 업자들까지 암표 시장에 뛰어들어 업계가 골머리를 앓아왔기 때문이다. 각 엔터사가 국내 팬클럽 선예매 비중을 공개하진 않지만,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공연을 고대해온 실제 팬들에게 우선권이 간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암표 거래 가능성 자체가 축소되는 셈이다.
다만 한 기획사 관계자는 "암표 근절 차원에서 본다면 아티스트의 국내외 팬덤 비중, 또는 공연장 규모나 회차에 따라 실효성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암표 문제는 공연 주최 측만의 변화로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플랫폼 및 여러 관련 부처 등에서의 복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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