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 점멸등 무시, 교통사고 낸 운전자…항소심서 감형된 이유

입력 2026-07-03 18:16  


적색 점멸등을 무시하고 교차로를 지나치다 교통사고를 낸 화물차 기사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전주지법 형사1부(이영은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55)의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이 형의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1월 15일 오전 8시 30분께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한 편도 4차로 도로에서 4.5t 트럭을 몰다가 B씨(60)의 승용차를 들이받아 B씨에게 전치 1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 직전 A씨는 '적색' 점멸 신호를, B씨는 '황색' 점멸 신호를 받고 각기 다른 방향에서 교차로를 거쳐 도로로 진입했고, 바로 이 지점이 판결에 주요 쟁점이 됐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자는 적색 점멸 신호가 있으면 정지선 앞에 일시 정지하고, 다른 차량에 주의하면서 안전이 확보됐을 때 교차로를 통과해야 한다.

반면, 황색 점멸 신호는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용도여서 신호가 없는 교차로처럼 차량에 서행과 주의 의무만 부과한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적색 점멸 신호에 일시 정지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차량 속도는 시속 34㎞에 불과했고, (황색 점멸 신호를 받은) 피해자 또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피고인의 일시 정지 의무 위반"이라면서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적색 등화의 점멸 신호를 위반해 그대로 교차로에 진입하는 것은 충돌사고를 야기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행위다. 피고인은 여러 가정적 상황을 상정해 사고의 인과관계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다만, "피해자도 황색 등화 점멸 신호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하거나 제한속도를 초과해 사고 발생에 기여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감형 사유를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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