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에서 생후 5개월 딸을 키우는 A씨는 내년 1월 회사 복직 전까지 어린이집을 구해야 한다. 남편은 육아휴직을 쓸 상황이 안 돼서다. 출생 직후에 대기를 신청했는데도 대기번호는 여전히 20번대. 맞벌이 부부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하지만 아파트 단지 신혼부부 대부분이 맞벌이어서 별 의미가 없다. A씨는 “집 근처 어린이집은 포기하고 차로 통원시킬 곳을 찾아야 할지, 복직을 미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태어난 지 만 1년이 되지 않는 아이들을 돌보는 ‘0세반’은 아이 3명당 교사 1명이 배치돼야 한다. 신규로 받아야 할 아이들이 늘면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수도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전국 어린이집 보육교직원은 2020년 32만5669명에서 지난해 29만1507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신혼부부가 집중된 서울·경기 지역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서울 강서·마포·성북·양천 등 13곳과 경기 광명·광주·성남·수원 등 13개 지역은 어린이집 대기 기간이 500일(약 1년5개월)을 초과하는 사례도 있었다. 2024년부터 출생률이 반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집 수를 늘리는 동시에 정원을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기준 어린이집 이용률(정원 대비 현원)은 69.1%다. 신혼부부가 집중된 서울 강동구(75.9%), 성북구(77.6%), 경기 하남(78.2%), 안양(80.3%) 등은 전국 평균보다 이용률이 높지만 여전히 정원보다 현원이 적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 반별로 정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2세반 및 3세반은 정원이 남아도 0세반은 정원이 차 아이를 보내지 못하는 식이다. 보육교직원이 부족해 정원이 남아도 아이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집 역시 많다. 대부분의 직장어린이집이 지역 아동을 받지 않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영유아 인구 변동이 심해지고 있어 육아 인프라의 수요·공급을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는 통합 데이터 정비가 필요하다”며 “영유아의 거주지 주소와 현재 영유아가 다니는 어린이집 정원, 대기인원 등을 연계한 데이터를 정비해 거주지역에 최소한의 인프라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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