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4척 중 3척이 고물인데…캐나다, 납기 빠른 한국 두고 '느린 독일' 선택한 이유

입력 2026-07-06 22:42   수정 2026-07-06 23:17

잠수함 4척 중 3척이 고물인데…캐나다, 납기 빠른 한국 두고 '느린 독일' 선택한 이유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무기 수출 도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CPSP)’가 대서양 안보 장벽을 넘지 못했다.


캐나다 정부는 차기 잠수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을 선정했다.

캐나다 유력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은 6일(현지 시간)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캐나다 연방정부가 차기 잠수함 사업자로 독일 TKMS를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10분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이를 공식 발표한다.

이번 사업은 캐나다 해군의 노후화된 기존 빅토리아급 디젤 잠수함 4척을 대체해 대서양, 태평양, 북극해를 아우르는 최대 12척의 신형 디젤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는 국방 조달 프로젝트다.

순수 잠수함 건조 비용과 도입 후 30년간 이어질 유지·보수·운영(MRO) 비용을 합산한 총사업비는 최대 60조 원(약 557억 캐나다 달러) 규모에 달한다.





그간 이 사업은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의 TKMS가 최종 적격후보(숏리스트)에 올라 2파전 형식으로 경합을 벌여왔다.

한화오션은 해군이 운용 중인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의 기술력과 신속한 납기 체제를 앞세워 막판 표심 잡기에 주력했으나, 결과적으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 중심의 진입 장벽에 가로막혔다.

오타와(캐나다 정부)가 독일의 손을 들어준 배경에는 북극해 안보 유대와 나토 회원국 간의 상호운용성 강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캐나다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체제하에서 나토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아왔으며, 오는 2035년까지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독일·노르웨이의 차세대 잠수함 공동 프로그램(Type 212CD) 생태계에 편입되는 것이 유럽 안보 네트워크와의 결속을 증명할 가장 확실한 카드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안보 결속력과 별개로 나토 내부에서조차 고질적인 무기 공급 및 생산 속도 지연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마크 루터 나토 사무총장은 공식 석상에서 방산 인프라 확충을 촉구하며 "나토 방위 산업체들은 가격을 올리지 말고 생산 속도를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고 거듭 압박한 바 있다.

캐나다 해군은 현재 운용 중인 잠수함 4척 중 단 1척만 작전 투입이 가능할 정도로 전력 공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럽 방산 고유의 더딘 생산 주기와 조선소 공급망 차질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는 독일 안을 선택한 오타와의 결정을 두고 현지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력 공백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CPSP를 통해 한국형 잠수함의 글로벌 신뢰성이 완벽히 검증된 만큼, 한국이 다음 타깃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제언한다.

해군 전력 현대화를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페루 잠수함 도입 사업 등으로 전열을 빠르게 재정비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대서양 안보 동맹 내부로의 진입 장벽을 확인한 만큼, 개별 방산 세일즈를 넘어 국가적 안보·외교 체계가 결합된 고차원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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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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