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면서다. HBM을 비롯한 범용 D램 가격이 폭등하고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시장의 ‘갑을 관계’는 순식간에 역전됐다. 엔비디아조차 삼성전자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사이 삼성전자는 6세대 HBM4를 세계 최초로 납품하는 데 성공하며 기술 경쟁력까지 완벽하게 회복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역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배경이다.
특히 이번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지난 3년간 영업이익 합산액(82조8700억원)을 한 분기 만에 뛰어넘은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번 실적에 1·2분기 성과급 17조원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106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삼성전자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수익성 경쟁에서도 완승했다. 삼성전자가 기록한 영업이익 89조원은 엔비디아의 1분기 영업이익 535억달러(약 82조원)와 애플의 358억달러(약 54조원)를 모두 넘어선 세계 1위 기록이다.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마이크론의 3분기(3~5월) 영업이익 333억달러(약 51조원)와 비교하면 1.5배 이상 많다.
이 같은 호실적은 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판매 비중 확대와 범용 메모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맞물린 결과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출하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램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가격 상승의 수혜를 가장 크게 봤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고정거래가격 평균은 4월 16달러에서 지난달 21달러로 두 달 만에 31.25% 급등했다.
특히 3분기에는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부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3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영업손실이 1조500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MX 사업부가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처음이다. TV·가전 사업부(VD·DA) 역시 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하반기 갤럭시 언팩 행사를 기점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이 행사에선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Z 플립·폴드8 시리즈와 함께 새로운 폼팩터인 갤럭시Z 폴드8 와이드를 최초로 공개한다.
강해령/김채연/강진규/원종환 기자 hr.ka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