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법 덕분에 사무실에서 욕하는 야만인들이 사라졌어요.” “그 거지 같은 법 때문에 회사 일이 안 돌아갑니다.”주요 기업의 인사노무 담당 임원 커뮤니티(한경 CHO 인사이트 포럼)를 운영하다 보니 수시로 듣게 되는 얘기들이다. ‘덕분에’와 ‘때문에’라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법, 바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제76조의 2, 3) 이야기다.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7년이 지났다. 아무리 논란의 제도라지만 7년이나 흘렀는데도 안착은커녕 기업 현장의 혼란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는 괴롭힘을 ‘지위·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괴롭힘 발생 시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는 조사 의무와 행위자 조치 및 피해자 보호 의무가 부과되며, 혹여 피해자에 대해 불이익 처우를 하면 형사처벌(제76조의 3)하도록 돼 있다.
근로기준법에 괴롭힘과 관련된 조문은 딱 두 가지다. 법문에서 보듯이 근로자에게는 용이한 신고 ‘권한’이, 사용자에게는 신고 접수 이후 ‘의무’만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해마다 급증해 지난해에만 1만6373건에 달했다.
통계가 보여주듯이 괴롭힘 신고의 대다수는 민감 혹은 허위 신고, 아니면 신고를 빙자해 또 다른 목적을 이루려는 경우다. 그럼에도 법은 사용자에게 조사 의무를 부과하고 있어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어찌 됐든 결론이 날 때까지 조직은 갈등 속에 상처를 입는다. 괴롭힘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민원인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근로감독관은 또 어떤가. 괴롭힘 금지법의 가장 큰 피해자는 기업 인사담당자와 근로감독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호 사각지대 해소, 제도 개선도 좋다. 하지만 보호 범위부터 넓히는 게 능사가 아니다. 무엇이 괴롭힘인지 보다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는 게 그 출발점이다. 아울러 징계·전보·평가 등 인사조치를 무력화하기 위한 악의적인 신고에 대해서는 엄중히 사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도 있어야 한다. 시행착오는 7년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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