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오전, 서울지하철 7호선 이수역에 내리고 3분여를 걷자 주변 건물을 압도하는 대형 문주가 눈에 들어왔다. 서초구 방배동의 새 랜드마크로 조성되는 ‘디에이치 방배’의 입구였다.
문주를 지나 단지 안으로 들어서자 진입로 양쪽으로 길게 뻗은 석가산(石假山)과 소나무 군락이 시야를 채웠다. 340m 길이로 국내 공동주택 가운데 최장 규모다. 특화 수형의 소나무와 어우러진 돌산은 산수화첩(山水畵帖)의 한 폭처럼 이어졌다.

진입로 초입에는 수백 년 수령의 팽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신라 왕도였던 경주에서 옮겨온 고목으로, 현대건설은 궁궐에 심어 왕조의 번영을 기원하던 풍수지리적 비보(裨補) 수목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단지에서 찾아볼 수 없던 설계와 커뮤니티가 한 데 모인 단지는 오는 13일까지 입주자사전점검 행사를 진행한다. 'THE H SHOWCASE'라는 이름도 붙었다. 단순히 단지 상품성을 점검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입주민들이 누리게 될 공간과 서비스, 문화 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라는 설명이다.

디에이치 방배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들어서는 방배5구역 재건축 단지다. 지하 4층~지상 33층, 29개 동, 총 3064가구 규모다. 모든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채광과 조망을 확보했고, 동 간 거리도 최대한 띄웠다. 방배동 정비사업지 가운데 유일한 33층 단지다. 현대건설은 8월 말 준공을 거쳐 9월 1일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방배동은 정·재계와 문화예술계 인사가 모여 살던 곳으로 불린다. 우면산과 관악산 자락을 낀 자리에 단지 아래로는 도구머리공원이 이어진다. 일대에서는 1만 가구를 웃도는 재건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내방역 주변 지구단위계획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이 차로 10분 거리에 있고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가깝다. 서울방배초를 비롯한 학교와 인근 학원가도 생활 반경에 든다.
교통 여건도 갖췄다. 서울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을 걸어서 5분이면 닿고, 7호선 내방역과 2호선 방배역, 2·4호선 사당역도 도보권에 든다. 단지 앞 서초대로는 강남업무지구(GBD)로 이어져 도심 접근이 수월하다.
분양 이후 시세는 큰 폭으로 올랐다. 분양 당시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전용 84㎡ 기준 최저 19억9000만원에 공급됐다. 그러나 전용 84㎡ 입주권이 지난 4월 36억9295만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분양가와 견주면 15억원 안팎, 상승률로는 60%를 웃돈다.

디에이치 방배는 조경 단계부터 수목과 예술 작품을 대거 들였다.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조경 개념인 '현대미술관'에 왕실 정원 콘셉트를 더한 '로열 보태닉(Royal Botanic)'을 적용해, 전국에서 수급한 수목과 세계적 예술가의 작품을 곳곳에 배치했다.
클럽하우스에서 워터게이트까지 이어지는 중앙 가로 'H 아트밸리'에는 계곡 경관과 박선기 작가의 큐브 타워, 벽천, 미디어 파사드가 어우러진다. 진입로에는 국내 공동주택 최장인 340m 석가산이 특화 소나무와 함께 펼쳐지고, 경주에서 옮겨온 수백 년 수령의 팽나무가 입구에 있다.
헤리티지 정원도 조성된다. 서울대 정욱주 교수의 'Yellow Cube'와 성균관대 최혜영 교수의 'Garden Whispers'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Garden Whispers'는 영국왕립원예협회(RHS) 플라워쇼 수상작으로, 수상 정원이 국내 공동주택에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작가 마크 포네스의 대형 조형물 'Foliole',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휴게시설도 단지 곳곳에 놓인다.
커뮤니티는 강남권 최대 규모다. 40석 리클라이너와 대형 스크린을 갖춘 프라이빗 영화관 'H 시네마'와 33층 높이 스카이라운지 'CLOUD 33', 원형 풀과 폭포를 들인 수영장, 강남 최대 규모 북카페가 들어선다.
여기에 문화·예술·교육·건강 콘텐츠를 상시 공급하는 주거 서비스 플랫폼 'H 컬처클럽'을 처음 적용했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서울옥션블루와 손잡고 강좌와 프라이빗 도슨트를 운영한다. 커뮤니티 시설만 갖추던 기존 단지와 달리, 운영 콘텐츠까지 묶은 것이 현대건설이 내세우는 차별점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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