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의 피해를 발생시킨 유사수신 사건의 자산관리업체 대표와 공범들이 구속됐다. 대표는 앞서 300억원대 폰지사기로 처벌받은 KH자산관리법인 사건에 관여하며 벌금형을 받은 인물이다. 경찰은 투자자 모집에 관여한 모집책들도 전원 검찰에 넘겼다.
▶본지 2025년 6월 18일자 참조 : [단독] 수백억 꿀꺽한 사기꾼 일당에 해외파 스포츠 스타도 당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7일 자산관리업체 A사 대표 이모씨와 공범 1명에 대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10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됐다.
이외에 서초경찰서는 지난10일 투자자 모집에 관여한 모집책 25명도 전원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액은 약 183억원이며 피해자 수는 150명에 달했다.
이씨는 2022년 회사를 설립한 뒤 서울 역세권 주택 개발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 등을 명목으로 원금과 연 6∼13.5%의 고정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는다. 현행 유사수신행위법은 금융 관계 법령에 따른 인허가나 등록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원금 또는 원금 이상의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씨 일당은 투자자들과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원금 반환과 고정수익 지급을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규 투자자에게 받은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이자를 지급하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이어 신규 투자금이 줄어 자금 사정이 악화하자 피해자들에게 파산 신청 방침을 통보했다. 피해자 중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유명 야구선수와 해외파 축구선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가 불거진 뒤 투자자 20명은 지난해 5월 이씨와 모집책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규제법 위반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서초서는 그 해 9월 A사 사무실과 관계자들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씨와 공범들은 앞서 300억원대 투자 피해를 일으킨 KH자산관리법인 사건에도 관여하며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KH자산관리법인은 금융업 인허가를 받지 않은 채 베트남 알루미늄 사업 등을 내세워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금을 모집한 업체다. KH자산관리법인 대표는 2023년 10월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투자자를 유인한 모집책들도 모두 검찰에 넘겨졌다. 이번에 송치된 모집책 상당수는 보험설계사로, 부동산 투자상품을 권유하면서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등 보험상품도 끼워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해당 모집책들은 보험사와의 위촉계약이 해지되거나 보험설계사 등록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모집책은 자신들도 회사에 투자했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훈 법무법인 심앤이 변호사는 "‘안정적인 부동산 PF 투자’를 내세워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약속하고,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작성과 공증까지 동원해 합법적 외관을 갖춘 채 투자금을 편취해 온 조직적 폰지사기"라며 "모집책 관련 건도 모두 검찰에 송치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도 공동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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