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요 대학들이 학생 부담과 인공지능(AI) 작성 문제를 이유로 입학 지원서의 추가 에세이 문항을 줄이고 있다. 지원 절차는 간소해졌지만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입학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는 평가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주요 대학들이 지원자가 제출해야 하는 에세이 수를 줄이고 있다.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낮추는 동시에 AI가 개입한 글과 지원자가 직접 작성한 글을 구분하기 어려워진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는 게 대학들의 설명이다. 툴레인대 입학처장은 "AI로 지나치게 다듬어진 ‘왜 툴레인인가’ 답변을 가려내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텍사스크리스천대(TCU)는 대학의 가치와 포용성에 관한 에세이 문항을 없앴다. 히스 아인슈타인 입학관리 담당 부총장은 "답변에서 독창성을 찾기 어려웠고 학생들이 대학이 듣고 싶어 할 만한 내용을 비슷하게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도 올해 선택형 에세이 한 편을 없앴다. 그레이스 채핀 제임스 학부 입학 담당 부총장은 "선택 문항인데도 지원자들이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고 느꼈고, 다른 지원서 항목에 쓴 내용을 반복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학은 전공 선택 이유를 묻는 다른 추가 에세이는 유지했다.
버지니아대와 마이애미대, 조지아대도 추가 에세이를 폐지했다. 일부 입시 전문가들은 "문항 축소로 학생들이 더 많은 대학에 무분별하게 지원하면서 합격 결정을 유보받거나 대기자 명단에 오르는 학생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에세이 축소는 지원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TCU는 지난해 추가 에세이 두 개를 없앤 뒤 지원서가 약 14% 늘었다. 입시업체 설립자 캐럴라인 코플먼은 "학생이 지원 대학을 결정할 때 추가 에세이 한 편이 해당 대학 지원을 포기하게 만드는 마지막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시업체 커맨드 에듀케이션의 크리스토퍼 림 최고경영자(CEO)는 "지원자가 늘어 합격률이 낮아지면 대학 순위와 명성을 방어하는 데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선택성의 상당 부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대학 진학 연령 인구가 앞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학들이 더 적은 지원자를 놓고 경쟁하면서 지원 장벽을 낮추려 한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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