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익빈 부익부 커진 사모펀드 업계… "덩치 큰 곳만 돈 몰린다"

입력 2026-07-13 09:24  

빈익빈 부익부 커진 사모펀드 업계… "덩치 큰 곳만 돈 몰린다"

이 기사는 07월 13일 09: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형 PE 운용사들이 시장에 풀리는 자금을 싹쓸이하면서, 자금 조달 시장에서도 '승자독식'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신규 펀드를 결성하는 운용사 수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드는 반면, 조성되는 자금 규모는 오히려 늘고 있어 중소형 운용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PE 업계에 대형 운용사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가 시장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PE 자금 조달액은 2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말 기준 지난해(4470억달러)보다 17% 늘어난 규모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그 돈이 갈수록 소수의 대형 펀드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에 자금 모집을 마친 펀드는 310개로, 이 속도가 유지될 경우 연간 620개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830개)보다 4분의 1가량 줄어든 수치이자, 2024년까지 8년 연속 매년 1000개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다. 이 기간 중 두 해는 1800개에 달하기도 했다.

특히 1조원(약 1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는 대형 펀드들이 올해 조성된 전체 자금의 80%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10여 년 사이 가장 높은 비중이다.

FT는 그 배경으로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고금리 여파를 꼽았다. 조달 비용이 오르면서 기업 가치 평가가 낮아졌고, 운용사들이 보유 자산 매각(엑시트)을 미루면서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자금도 줄었다는 것이다. 대형 로펌 사이드리 오스틴의 에드 갠더 런던 PE 부문 대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여전히 과거 평균보다 적은 자금을 돌려받고 있다"며 "배분이 줄다 보니 신규 운용사를 살펴보려는 유인도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KKR은 230억 달러 규모의 북미 대표 바이아웃 펀드 조성을 마쳤고, EQT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상 최대인 약 160억달러 규모 펀드를 결성했다. 어드벤트 인터내셔널도 260억달러에 달하는 대표 펀드 모집을 곧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저금리 시대 손쉬운 자금 조달이 끝나면서, 신규 자금을 유치하지 못한 채 기존 투자 자산만 관리하는 이른바 '좀비 운용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스톡홀름 증시에 상장된 EQT의 페르 프란첸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향후 10년 안에 전체 PE 운용사의 80%가 좀비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소형·특화 운용사들이 완전히 설 자리를 잃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로펌 메이어브라운의 타룬 파텔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특정 분야 전문성을 갖춘 소형 운용사에 별도로 자금을 배분하고 있다"며, 시장이 예전보다 더 까다롭게 옥석을 가리게 됐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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